그룹차원에서 '전기차' 관련 신사업 추진 중...전자 실적부진에 설득력 더해
[뉴스핌=추연숙 기자] LG그룹의 자동차 관련 사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LG화학과 LG전자가 각각 아우디, 구글 등 굵직한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설에 휩싸이면서다. 업계에선 LG가 차량 부품 사업을 위해 해외 유수 기업들과 '뭔가' 물밑 작업은 있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LG화학은 지난 21일 폴크스바겐 그룹의 자회사인 아우디와 오는 2020년까지 약 7조원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문에 휩싸였다. 바로 다음 날엔 LG전자가 구글에 35%의 지분을 넘겨 피인수된다는 루머도 돌았다. 양사는 모두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했다.
루머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업계에선 여전히 LG가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모색 중일 것이란 시선을 보내고 있다. 29일 업계 한 관계자는 "LG에서 LG전자, LG이노텍, LG화학 등 다수 계열사에서 전방위적으로 전기차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협력에 대한 얘기는 있지 않았을까 싶다"며 "그런 과정에서 새나온 얘기가 커진게 아닌가 본다"고 말했다.
특히 시장에선 LG전자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이를 추진할 자금도 필요한 상황이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캐시카우인 TV사업 등에서 적자를 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2분기 IR에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1년도에 파나소닉, 소니가 굉장히 안좋았었는데 선택과 집중, 구조조정을 통해 턴어라운드 했다. LG전자에선 그 부문이 VC(차량부품)사업본부라고 알고 있다"며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LG전자가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자금을 수혈하고, 구글이 추진 중인 자율주행 무인차 사업을 함께 해 시너지효과를 노리지 않겠냐느 기대도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올레드TV, 스마트폰 등에서 구글과 긴밀하게 제휴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전자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실적발표회(IR)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구글의 지분인수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구글과 협력관계를 가져가는 것은 맞지만 지분 인수는 루머일 뿐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사장은 'LG전자가 무인차를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엔 대답을 피했다.
실제로 LG그룹에선 최근 몇 년새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내비게이션, 카오디오 등 인포테인먼트 제품과 함께 전기차 부품, 전장 부품 등을 사업을 추진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 등,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시스템업체인 LG CNS도 LG그룹이 제주도와 추진하는 전기차 육성에서 에너지시스템 관리를 맡고 있다.
LG전자는 이날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에서 향후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정도현 사장은 "자동차는 디스플레이, 통신, 전자, 아날로그적이고 기계적인 면에서 지능화와 컨버전스(융합)가 일어나는 시대다. 저희한테 의미있는 기회가 많이 있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융합적 분야에서 다양한 기회가 있고 상당한 포텐셜(잠재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전망도 밝은 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LG화학이 부인했지만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가이던스대로 내년 매출이 1조 돌파하고 영업이익 적자 나지 않으면 본격적으로 승산이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