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발표 2분기 실적부터 반영..해양플랜트 인도 지연 직격탄
[뉴스핌=황세준 기자] 대우조선해양에 '빅 배스(과거 숨겨진 부실을 한꺼번에 손실처리하는 것)'가 임박했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그동안 반영하지 않은 해양플랜트 부문의 손실을 2분기 재무제표부터 반영할 방침이다. 그동안 시장에서 예상해 온 빅 배스를 정성립 사장 취임 직후인 2분기 단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의 2분기 실적발표는 다음달 14일로 예정돼 있다.
앞서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지난달 25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과연 우리만 잘 하고 있었을까 의문을 품었고 실사 결과 손실 요인을 안고 있었다는 것을 파악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측은 아직 2분기 결산이 완료되지 않아 손실 규모를 확정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관련업계는 부실로 인해 쌓아야 할 충담금 규모가 최소 2조원, 많게는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5일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성립 사장이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 |
대우조선은 2014년 하반기 인도하는 조건으로 척당 5억500만달러씩 총 22억달러에 수수했다. 하지만 1호선 인도가 올해 6월에야 이뤄졌고 2호선과 3호선이 올해 하반기, 4호선이 내년 상반기에나 인도될 예정이다. 척당 10개월∼1년 가량 지연된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인도가 지연되면 설계 변경 비용, 변경된 설계에 따라 추가로 투입되는 인건비, 도크를 계속 차지해 발생하는 비용 등 막대한 손실이 누적된다"며 "발주처와의 갑을관계로 인해 인도 지연에 따른 계약금액 변경도 쉽지 않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은 올해 하반기 인도 예정인 해양플랜트 물량은 드릴십 5기, 반잠수식 시추선 2기, FLNG(부유식액화천연가스설비) 1기 등 총 50억달러 규모다. 해양플랜트를 비롯해 부실 자회사인 루마니아 대우망갈리아중공업의 실적 등까지 반영되면 대우조선의 재무구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대우조선은 이달 2000억원, 오는 11월 3000억원 등 올해에만 5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채권단 가운데 가장 많은 여신을 보유한 곳은 수출입은행이다.
정부는 대우조선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통한 구조조정 지원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워크아웃이나 자산 매각 등 구체적인 내용은 도출되지 않았지만 이달 중 확정지을 예정이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2000억원대 적자를 냈고 삼성중공업도 해상플랜트 사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을 반영해 연간 영업이익이 80% 급감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대우조선이 부실을 숨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은 "다른 회사와 적용 방식이 다를 뿐"이라며 "자금이 들어오면 그때 그때 반영하다보니 인도 시점에 적자가 잡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