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추월' 시간 문제…르노삼성차 경쟁력 갖추는데 한계
[뉴스핌=김기락 기자] 완성차 업체인 르노삼성차가 수입차에 추월당할 처지에 놓였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지난달 국내시장에서 6529대 판매해 6753대를 판매한 르노삼성차와 격차를 224대로 좁혔다.
올 들어 르노삼성차가 월 평균 6000대를 판매하는 동안 BMW코리아가 지난달 BMW 5744대와 MINI 785대 판매하며 따라붙은 것이다. 수입차 업체가 월 5000대 판매를 넘긴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상황은 이미 예고됐다. BMW는 20개 차종에 86개 세부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을 키웠고, 지금은 르노삼성차 내수 판매량에 견줄 수 있게 됐다.
단적으로, 국내 수입차 10대중 2대가 BMW다. BMW는 오는 9월 3시리즈 부분 변경 모델과 10월 신형 뉴 7 시리즈, 뉴 X1 등을 출시하기로 했다.
반면, 르노삼성차는 소형 SUV인 QM3 등 6개 차종을 판매하고 있다. 대표 차종인 SM5가 월 2000대 남짓 판매되고 있다. SM3는 올 상반기 7956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24.5% 줄었다. QM5도 3452대에 그쳐 30% 이상 쪼그라들었다. 또 하반기엔 유로6 엔진을 장착한 QM3를 제외하면 신차가 없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올 하반기 신차가 없다”며 “내년 상반기에 새로운 세그먼트의 세단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국산차에 대한 수입차의 추월을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틈에 낀 르노삼성차,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등의 경쟁력 저하가 수입차 공세 강도를 더 키웠다는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자동차 내수 시장의 구도를 현대·기아차와 독일차의 경쟁으로 주시하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입차의 국산차 추월 현상이 가시화된 것”이라며 “르노삼성차와 쌍용차 판매가 안 되면 뒤집어질 수 있다. 뭐가 국내 메이커냐는 말이 나올 만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내 완성차 5개사는 부품업체를 비롯해 수많은 협력사를 국내에 두고 있는 만큼, 판매 감소로 인한 산업적 파장이 클 것”이라며 “수입차도 애프터서비스(AS) 등 국내 산업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국산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고 설명했다.
이병태 KAIST 경영학과 교수는 “르노삼성차 부산 공장의 생산 능력은 30만대 수준”이라며 “규모의 경제로 볼 때 르노삼성차는 생산량이 적은 만큼, 신차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