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했던가. 배우 고준희(30)가 드라마 ‘추적자’ 이후 3년 동안 고수해온 단발머리를 싹둑 잘랐다. 연예인의 헤어스타일 변화야 늘 있는 일이지만 그게 고준희라면 이야기는 좀 달라진다. ‘고준희=단발머리’일 정도로 단발머리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게다가 고준희에게 패셔니스타라는 수식어를 달아준 것도 바로 이 단발머리다.
그런데 이 여자, 헤어스타일에만 변화를 준 게 아니다. 최근 신작 ‘나의 절친 악당들’을 통해 새로운 매력을 발산한 것. 그간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로 줄곧 ‘부잣집 딸’ 역할을 도맡아 했던 그는 임상수 감독을 만나 내숭 없고 화끈한 나미로 변신했다.
고준희·류승범 주연의 ‘나의 절친 악당들’이 25일 개봉했다. 임상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는 의문의 돈가방을 손에 넣은 지누와 나미가 위험천만한 상황 속에서 진짜 악당이 되기로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가 정말 신나고 통쾌했어요. 제 영화가 아니라도 그랬을 텐데 제 영화니까 더 재밌죠. 게다가 홍보하는 시점에서 감독님과 (류)승범 오빠가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니까 더 힘이 나요. 얼마 전에도 오빠가 ‘같이 해서 좋았고 행복했고 배울 점도 많았다. 준희야, 너무 사랑한다’ 이렇게 메시지가 왔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오히려 제가 더 럭키였다’고 했죠. 감독님도 응원을 많이 해주시고요.”
극중 고준희가 연기한 나미는 맨발로 렉카차를 운전하는, 거침없고 와일드한 매력을 지닌 여자다. 폐차 견인일을 하는 나미는 어느 날, 교통사고 차량에서 의문의 돈가방과 함께 유쾌한 남자 지누(류승범)을 만난다.
“나미는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죠. 남자들은 한 번쯤 사귀어 보고 싶고, 지누처럼 쥐어 잡혀 보고 싶은 캐릭터고요. 고준희가 본 나미도 되게 부러웠어요. 시원시원하잖아요. 하고 싶으면 하고 싶다 그러고 좋으면 좋다 그러죠. 되게 행복해 보이고 또 너무 사랑스럽지 않아요? 특히 지누랑 둘이 있을 때는 너무 귀여웠어요. 연기하면서 대리만족도 느꼈죠.”
대리 만족을 느꼈다는 말에 조금 의아했다. 사실 스크린 속 나미는 대중이 그간 봐온 고준희의 이미지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특히 시크한 매력이나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이 많이 닮았다. 실제 고준희의 지인 역시 초반 나미의 모습을 보고 ‘그냥 너 같았어’라고 했을 정도.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저도 제 위에 꼰대가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꼰대들을 향해서 복수하는 부분에서도 대리만족을 느꼈죠. 사랑하는 사람에 있어서 표현하는 것도 그렇고요. 물론 저도 털털한 편이긴 한데 나미처럼 쿨하지 않아요. 그냥 전 언쿨, A형이고 소심하죠. 집에 가서 계속 생각하고요. 물론 직설적으로 말하긴 하는데 친한 사람들에게만 그래요. 그건 진심이고 애정이 깔린 말이니까.”
사실 고준희가 인정하는, 자신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조금 뜬금없긴 하지만)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인 삼둥이 민국. 흥에 겨워 갑자기 노래를 부르거나 상황극을 하는 모습이 특히 그렇단다. 모바일 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밍무룩’으로 해놓을 정도로 ‘민국 앓이’ 중이기도 한 그는 삼둥이로 주제가 전환되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진짜 삼둥이가 제일 좋아요. 민국이 엉덩이 깨물어서 날 못잊게 만들고 싶어(웃음). 내가 만날 회사에 민국이 보게 해달라고 하니까 회사에서 ‘민국인 너 봐도 살면서 까먹는다’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못잊게 하려고요. 말도 잘하고 노래도 잘 부르고 너무 귀여워. 저번 주 주말에는 헬스장에서 런닝하면서 민국이 보다가 이어폰을 뺐다니까요. 나도 모르게 너무 크게 웃을까 봐요. 이번 시사회 초대하고 싶었는데 우리 영화가 19세 관람가라 정말 속상했어요.”
민국이 이야기에 혹시 결혼하고 싶은 건 아니냐는 질문을 추가로 던졌다. 하지만 그는 “그냥 외국처럼 애만 낳고 싶다. 결혼이 싫은 건 아니고 그냥 아직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로지 그의 요즘 관심사는 민국이. 여기에 좀 더 추가하자면 신작과 학교 정도다. 실제 올 초 경희대 연극영화과에 재입학한 그는 바쁜 스케줄 틈틈이 학교에 출석하며 연기를 배우고 있다.
“이번 주 월, 화, 수 가야 했는데 못갔어요. 다음 주에는 가야죠. 사실 이번 주도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매니저가 스케줄 있다고 하더라고요. 점수 못받을까봐 걱정이에요. 사실 개봉이 9월에 할 줄 알고 재입학했거든요. 요즘 SNS가 워낙 발달해서 졸지도 못하고 열심히 듣고 있어요. 공부하는 척 연기하라고요? 제가 또 생활 연기가 안돼요(웃음).”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