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한국신용평가는 23일 롯데케미칼에 대해 미국 에탄 크래커(ECC) 및 에틸렌글리콜(EG) 설비 투자로 재무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기존 'AA+/부정적'을 유지했다.
강병준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이번 투자가 즉각적인 신용등급의 변경사유는 아니지만, 투자 계획이 변경되는 등 재무적인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을 감안할 때 사업상의 긍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 17일 미국 석유화학업체 액시올과 합작해 셰일가스 기반 ECC를 건설키로 했다고 밝혔다. ECC에서 생산된 에틸렌을 활용해 다운스트림 제품인 EG을 생산하는 사업까지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며, EG 사업은 일본 미쓰비시 상사와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액시올과 50:50으로 합작투자 하는 내용의 기본계약을 체결했으나, 롯데케미칼이 90%, 엑시올이 10%의 지분을 보유하되 엑시올에게 합작사 보유지분을 최대 50%까지 확대할 수 있는 옵션(상업생산 이후 3년간)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계획이 변경됐다.
이번 투자로 롯데케미칼은 향후 사업적 측면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투자규모가 EBITDA 등 자체 현금창출력 대비 상당한 규모에 이르는 점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 애널리스트는 "북미 셰일가스, 중국의 석탄화학 등 대체 원재료에 기반한 설비의 증설이 중장기적으로 나프타 의존도가 높은 국내 석유화학업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롯데케미칼은 이번 투자를 통해 나프타 의존도 완화, 원가경쟁력 제고, 북미 사업기반 확보 등 사업적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다만, 기존에는 미국 현지업체와 공동투자 방식으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계획이 변경돼 롯데케미칼이 주도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인 점과 투자규모도 2년 여의 EBITDA 규모를 상회하는 수준인 점 등을 고려하면 당초 계획에 비해 재무적 리스크가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