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판매 대행·전기차 배터리 사업"…업계는 "의문 부호"
[뉴스핌=고종민 기자] 루보를 통해 오랜만에 주식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최규선 유아이에너지(상장폐지후 소송중) 회장(사진, 55)이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베어링 등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루보 등기이사 겸 해외 마케팅 총괄 회장으로 취임한 최 회장은 1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기차·지능형방위산업·디지털 문화시티 개발 사업'을 취임 일성으로 내세웠다. 쉽게말해 테슬라 국내 독점권을 갖고 오겠다는 건데 시장은 냉담하게 반응했다. 루보는 이날 오전 최 회장의 이사선임 소식에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오후들어 하한가로 추락, 마감했다.
최 회장은 최근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엘앤케이를 통해 루보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엔앨케이는 11.2%(351만6129주)의 지분을 확보하며 루보를 인수했다. 최 회장의 엘앤케이 지분은 100%다. 인수자금은 친분이 있는 알 왈리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의 도움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 일각에선 테슬라와의 사업에 의문을 품고 있다. 테슬라에 정통한 차부품업계 한 임원은 "테슬라가 중국에 직접 진출해서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국내 시장에 판매 대리인(딜러) 체제로 들어올 지는 의문"이라며 "아직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한 국내 시장 진출이 이른 시간 내에 가능할 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터리기술은 아날로그 기술이며 신규 업체가 들어와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업체가 앞선 업체를 따라 잡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경쟁이 치열한 분야"라고 덧붙였다.
실제 테슬라는 자동차 업계에선 드문 직판 방식으로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으며 전 세계 155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제품 판매와 애프터서비스는 직접 온-오프라인에서 제공되고 있다.
외제차를 취급하는 국내 에이전트 회사 관계자는 "테슬라 전기차의 국내 수요·공급이 충분할 진 아직 의문"이라며 "가격 경쟁력이 생기더라도 충전 인프라 등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 2015'에서 테슬라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총괄 담당자인 리카르도 레이스 CCO(chief communications officer·최고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당장에 한국에 진출할 계획은 없다"며 "현재 테슬라 상품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테슬라의 한국 진출은 생산 물량이 늘어나 공급이 안정화된 후 이뤄질 것"이라며 "한국 진출은 '모델3' 출시(2017년 예상) 및 생산 물량 확보 이후에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최 회장이 유아이에너지의 코스닥 시장 퇴출 과정과 관련한 횡령 혐의로 소송을 진행 중이면서 재차 증시에 입성했다는 점도 부정적인 시각을 낳는 이유다.
아울러 유아이에너지는 증권선물위원회와 거래소를 상대로 각각 소송을 제기했고, 증선위를 상대로 한 소송은 지난 2월 대법원에서 패소한 바 있다. 거래소를 상대로 낸 상장폐지 무효소송은 진행 중이다.
이에 최 회장은 "서울고등법원 제16민사부에서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상장폐지결정 무효확인 소송 항소심을 진행 중으로 아직도 아쉬움이 많다"며 "유아이에너지를 믿고 투자했던 많은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 3년간 법적인 공방을 벌여왔고, 앞으로도 승소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