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중순 이후 단기물 펀드에 28억달러 유입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채권시장의 투자자들이 장기물 비중을 대폭 줄이고 단기물 매입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금리 상승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 이후 만기 4년 이하 단기물 채권 펀드로 밀려든 자금이 28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유로화[출처=블룸버그통신] |
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글로벌 채권시장의 시가총액이 4000억달러 이상 증발했다. 특히 장기물 채권이 집중적인 매도 타깃으로 부각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가 채권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에 50년물 만기 채권을 포함해 장기물 매입에 혈안이 됐던 투자자들이 지난달 ‘팔자’에 강한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 때문에 투자 수요가 장기물에서 단기물로 급반전을 이루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만기 6년 이상 장기물 채권 펀드에서 18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후안 발렌시아 신용 전략가는 “단기물 채권이나 신용 상품으로 투자 영역을 좁히는 것이 적절하다”며 “시장 금리와 채권 수익률은 궁극적으로 상승 반전할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한 리스크 헤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채 수익률이 극심하게 낮은 수준이며, 현 수준에서 추가 하락할 경우 투자자들 사이에 공격적인 매도를 촉발할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7%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다. 마이너스를 향해 떨어졌던 수익률이 최근 2개월 사이 급반등했지만 과거 5년 평균치인 1.74%를 크게 밑도는 실정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만기 10년 이상 장기물 회사채는 지난 4월28일부터 5월14일 사이 5.7%의 손실을 냈다. 반면 3년 만기 회사채의 손실은 0.1%에 그쳤다.
또 단기물 투자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는 지난 달 27일 기준 10주 사이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에니포 애셋 매니지먼트의 크리스 보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채권시장의 급반전은 아무리 중앙은행이 QE를 시행한다 하더라도 장기물 채권이 손실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며 “국채를 중심으로 채권시장의 급등락은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