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써드 퍼슨' 포스터 <사진=(주)에이블엔터테인먼트> |
28일 개봉하는 영화 ‘써드 퍼슨’은 가정에 실패한 뒤 일만 파고드는 소설가 마이클의 평범하지 않은 일상을 담았다.
걸작 ‘크래쉬’(2004)로 주목 받은 폴 해기스 감독의 ‘써드 퍼슨’은 아름다운 도시 로마를 배경으로 한다. 글이 잘 풀리지 않는 마이클(리암 니슨)은 통통 튀는 젊은 연인 안나(올리비아 와일드)의 방문에 천상의 기쁨을 누린다. 하지만 언제 어디로 튈지 몰라 불안한 안나 탓에 마이클 역시 점점 피폐해진다.
‘써드 퍼슨’은 마이클-안나의 스토리를 통해 연인들이라면 흔히 겪는 문제를 현실적으로 그린다. 두 사람의 관계에 집중하면 왜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지, 그리고 헤어지게 되는지 3자의 시선에서 관조할 수 있다.
사랑을 주제로 한 이 영화는 마이클-안나와 함께 다른 두 연인의 이야기를 동시에 전개한다. 미국에서 건너온 사업가 스콧(애드리언 브로디)과 집시 여인 모니카(모란 아티아스), 아이 양육권 문제로 골치 아픈 릭(제임스 프랭코)과 줄리아(밀라 쿠니스)의 사연이 교차되면서 극의 밀도가 점차 높아진다.
‘써드 퍼슨’은 그간 묵직한 액션으로 마니아를 열광시킨 리암 니슨의 대변신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 유명한 ‘테이큰’ 시리즈를 비롯해 ‘논스톱’ ‘툼스톤’ ‘다크나이트’ ‘A특공대’ 등에서 활약한 그는 섬세하고 배려심 많은, 그러면서도 장난도 칠 줄 아는 꽃중년 마이클로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마이클과 호흡하는 올리비아 와일드는 나쁜 여자의 전형을 보여주며 객석의 시선을 잡아끈다. 럭비공처럼 예측 불가능한 여자의 마음을 실감나게 연기한 올리비아 와일드는 내달 개봉하는 공포영화 ‘라자루스’로도 관객과 만난다.
세 커플의 이야기가 겹치며 진행되는 ‘써드 퍼슨’의 독특한 전개를 염두에 둔다면 영화를 즐기는 맛이 배가된다. 각기 다른 색깔과 분위기를 가진 인물들이 뉴욕과 파리, 로마를 배경으로 보여주는 몸짓은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캐릭터들의 무게배분에는 의문이 들지만 몰입을 방해할 수준은 아니다.
무엇보다 ‘써드 퍼슨’은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사랑과 아픔을 입체적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늘 곁에 있을 것 같지만 언제든 우리와 이별할 수 있는 소중한 것에 대한 이야기 ‘써드 퍼슨’은 제목이 암시하듯 작은 반전도 담았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