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김제동의 톡투유` 포스터 <사진=JTBC> |
[뉴스핌=이현경 기자] KBS 2TV ‘안녕하세요’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 ‘ JTBC ‘마녀사냥’ 등 고민을 나누는 상담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기쁨을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처럼 고충을 세상 밖에 외치며 해소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안녕하세요’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사연자의 남다른 고민이 웃음과 감동을 자아내며 인기를 끌고 있다. ‘마녀사냥’에서는 19금 토크를 허용하며 솔직한 연애와 사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또 지난 3일 첫 선을 보인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김제동의 톡투유)는 다양한 연령대의 청중이 세상 이야기와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으로 자체 최고 시청률 2.5%(유료가구 기준, 광고제외, 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2주 연속 시청률 상승세다.
이같은 고민 토로 프로그램이 뜨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감대 형성…너도 알고, 나도 아는 우리의 이야기
공감 가는 고민 이야기로 시청자와 소통하는 상담프로그램 <사진=JTBC `마녀사냥` `김제동의 톡투유` KBS 2TV `안녕하세요` 방송캡처> |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교양프로그램 ‘김제동의 톡투유’에서는 ‘면접의 폭력’과 ‘만만치 않은 취준생의 데이트 비용 부담’ ‘조기 교육의 필요성’ 등이 다뤄졌다. 또 ‘마녀사냥’에서는 연인간의 썸, 짝사랑 고백, 이성의 호감 유무 등 연애와 연인에 대한 고민이 주를 이룬다. ‘안녕하세요’는 고집불통인 아빠, 누나만 좋아하는 엄마 등 가족, 친구와의 고민이 주로 등장한다. 이렇듯 누구나 경험해본 사연이 등장하기 때문에 소통의 장이 자연스럽게 마련된다.
◆힘을 모으면 해결 가능한 고민
고민을 듣고 조언하는 `마녀사냥` MC 신동엽과 코너 '너의 톡소리가 들려' 출연진, `김제동의 톡투유`에서 한 남자의 고민을 들은 청중이 조언과 위로를 건네는 장면, SNS에 푹 빠진 남자친구 때문에 고민인 사연자의 고충에 공감하는 현영과 허경환<사진=JTBC `마녀사냥` `김제동의 톡투유` KBS 2TV `안녕하세요` 방송캡처> |
청중과의 대화 형식으로 진행되는 ‘김제동의 톡투유’에서는 ‘자신에게 쓰는 돈에 죄책감’을 느낀다는 한 남자의 고민이 전해졌다. 이를 들은 한 청중은 “책임감을 가지고 돈을 쓰는 사람은 자신에게 돈을 쓰는 것에 죄책감이 생길 수 있다. 물론 인간적인 감정이지만 (자신에게 돈을 쓸) 자격 있는 분이다.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며 응원해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마녀사냥’의 코너 ‘너의 톡 소리가 들려’도 마찬가지다. 코너 ‘너의 톡 소리가 들려’에서는고민 토로자가 (썸)상대와 나눈 메신저 내용을 공개한 후 문제 해결을 위해 스튜디오에서 직접 메시지를 보낸다. MC들은 고민자와 방청객의 반응을 고루 살피며 조언한다. 여성 방청객들은 남자 고민 주인공에게 첨언을, 남자 고민자들은 여성 주인공에게 서로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 같은 조언을 바탕으로 메시지를 보낸 결과 고민 사연자는 상대와 연인으로 이뤄지거나 발전된 관계로 나아가는 해피엔딩을 맞기도 한다.
◆더 큰 위기를 막기 위한 고민
게임에 빠져 출산할 때도 지켜보지 않은 남편에 대해 고민을 토로한 여성 출연자, 면접관의 날선 시선에 대해 `폭력`이라고 주장하는 사회과학자 최진기 <사진=KBS 2TV `안녕하세요` JTBC `김제동의 톡투유` 방송캡처> |
사회의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하는 ‘김제동의 톡투유’ 첫 회에서는 면접관의 폭력적인 태도에 대해 한 여성이 고민을 토로했다. 이에 사회과학자 최진기는 “면접 폭력은 명백한 구조적 폭력”이라며 “면접관들은 폭력인지 모르고 날 선 질문을 던진다. 이 점이 그 사람들의 일상이다. 부장이 사원에게 ‘커피를 타오라’고 시키는데 그 사원이 되고자 열망하는 아이에게 뭘 못 시키겠냐”며 일침을 가했다. 이어 최진기는 “사이버에서 강해져라”라고 조언했다. 그는 “기업은 이윤으로 움직이는 조직체다. 면접자는 소비자이기도 하다. 정당한 지적은 기업을 변화시킨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요즘 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최진기의 조언은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희망을 줬다.
가족, 친구, 연인 간의 유별난 고민을 토로해 시선을 모으고 있는 ‘안녕하세요’는 사건의 심각성을 꼬집어 해결의 계기가 된다. ‘안녕하세요’ 속 고민은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고민이 심각한 편이다. ‘12년간 이직 10번 한 변덕남’ ‘얼굴 탓에 선행해도 유괴범으로 몰리는 남자’ ‘일주일에 7번 술, 100kg 몸꽝 관장’ 등 고민자의 사연에 절실함이 느껴진다. 고민이 남다른 이유는 고민 제공자가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청중의 반응이다. ‘안녕하세요’에서는 고민의 심각성을 방청객들의 투표로 가시화한다. 이를 본 사연 속 주인공은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잘못된 행동에 대해 다르게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가진다.
또 ‘마녀사냥’에서는 결혼을 앞두고 새로운 이성에 호감을 느낀 여성의 고민, 2년 째 한 여자와 썸만 타고 있는 남자 등 현실적이고 반드시 해결해야하는 고민인 이들의 사연이 다뤄져 눈길을 끌었다. 용기가 없었던 고민 토로자에게 청중과 MC들이 힘을 실어 지지부진하게 처리했던 문제들이 속전속결로 이뤄진다. 썸만 탔던 고민 토로자는 “차라리 속 시원하게 고백하니 마음이 편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고민 토로 프로그램의 제작이 활발하고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TV와 시청자의 친밀도가 높아졌다. 둘 사이의 관계는 ‘공감’으로 이뤄진다”면서 “시청자의 고민 사연이 시청자와 제작진의 매개가 돼 프로그램으로 제작되고 있다. 현재 고민 상담 프로그램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다양한 연령대와 고민 거리를 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요즘은 10대 청소년과 부모간의 소통구가 되어주는 JTBC ‘유자식 상팔자’와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도 눈길을 끌고 있다.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최고인 대한민국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낼 수 있는 일말의 시작일 지도 모른다.
넓은 시청층과 다양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소통 창구 역할을 하는 고민 상담 프로그램이 열린 사회를 향한 성숙한 대안 마련의 장으로 거듭날 지 시선이 집중된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