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따른 주가 밸류에이션 정당화 흔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이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다름아닌 국채 수익률이다. 최근 주가가 국채 수익률의 등락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7년래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웠던 유럽증시가 약세로 전환, 스톡스600 지수가 2월 이후 최저치로 밀린 것은 독일을 필두로 한 유럽 국채 수익률의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월가[출처=블룸버그통신] |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최근 2주 사이 세 배 이상 뛰었다. 이는 주식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경고음이며, 특히 미국 주식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컨버젝스의 니콜라스 콜라스 전략가는 “사상 최저 금리가 경기 하강에도 주식시장의 상승을 부채질했다”며 “국채 수익률 상승에도 주가가 오름세를 유지하려면 기업 이익 증가와 성장률 상승 등 실물경제 측면의 호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식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을 반기지 않는 이유는 밸류에이션과 맞물려 있다. 저금리는 주식의 밸류에이션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위험자산에 대한 매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멈추지 않으면 기업 이익에 상당한 타격을 미칠 수 있고, 이는 주식 밸류에이션 부담을 더욱 부각시키는 요인이 된다.
IG의 데이비드 메이든 애널리스트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조차 초저금리가 미국 증시의 최고치를 이끈 핵심 동력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며 “금리인상을 단행할 때 주식시장이 급격한 조정을 맞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6일 워싱턴에서 열린 금융 포럼에서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다고 주장했다. 채권과 비교한 주식 수익률을 근거로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옐런 의장은 장기물 국채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고,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때 가파르게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요 외신은 일제히 국채 수익률의 주식시장 파장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각) 글로벌 증시가 유럽과 미국의 국채 수익률 상승에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투자매체 마켓워치도 이날 주식시장이 국채시장의 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UBS의 아트 카신 이사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7일 장중 주식시장 흐름을 쥐락펴락했다”며 “당분간 S&P500 지수는 2090선에서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