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수지 역대 최대..불황형 흑자 논란 지속
[뉴스핌=정연주 기자] 3월 경상수지가 37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저유가에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영향으로 해석돼 불황형 흑자 우려를 지우지 못했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3월 경상수지는 103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월간으로 보면 역대 세 번째 수준이다. 1분기 중 경상흑자 규모는 234억2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중 최대치를 달성했다.
3월에도 유가 하락으로 수입 규모 감소가 수출에 비해 컸다. 이에 따른 흑자 발생이 지속되는 양상이며 역대 최장 흑자기간(38개월)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
주: 1) 국제수지의 상품 수출입은 국제수지매뉴얼(BPM6)의 소유권 변동원칙에 따라 국내 및 해외에서 이루어진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모든 수출입거래를 계상하고 있어 국내에서 통관 신고된 물품을대상으로 하는 통관기준 수출입과는 차이가 있음 2) ( )내는 전년동기대비 증감률<자료제공=한국은행> |
3월 국제수지상(FOB 기준) 수출은 495억7000만달러, 수입은 383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8.4%, 16.8% 감소했다. 특히 상품수지는 112억1000만달러로 흑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선박계상방식 요인이 일부 해소되는 등의 영향으로 전월보다 수출입 감소폭은 줄었으나 수입 감소폭이 수출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충식 한은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 팀장은 "1분기 경상수지 흑자폭이 커진 이유는 저유가 영향"이라며 "수입에서는 159억달러, 수출에서는 70억달러 감소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가 하락 영향에 수출입에서 약 89억달러 흑자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흑자 발생의 대부분이 유가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통관기준으로 3월 수출입을 살펴보면 수출은 469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4.3% 감소했다. 기계류와 정밀기기, 반도체 및 선박 등의 수출은 증가한 반면 석유제품, 가전제품 및 화공품 등의 수출이 감소했다.
중남미, 미국 등에 대한 수출이 증가한 반면 대 EU, 일본,동남아 등은 감소했다.
3월 수입은 385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5.3% 감소했다. 에너지류 제외 시 1.7% 줄었다. 자본재 및 소비재 수입은 3.3%, 5.7% 늘었으나 원자재 수입이 28.1% 감소했다.
한은은 일부 기저효과가 작용하는 가운데 주요 수출품목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가공 및 중계무역을 포함한 수출이 작년 3분기 이후 상당폭 줄어들고 있다"며 "수출 자체가 둔화되고 있는 요인은 수입과 마찬가지로 국제 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류 제품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자동차, 가전, 디스플레이 패널 등 수출 주력품목이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 개선 등으로 전월 20억6000만달러에서 9억7000만달러로 축소됐다.
본원소득수지의 흑자규모는 12월 결산법인의 대외 배당지급 증가 등으로 전월의 14억달러에서 5억3000만달러로 2개월 연속 축소됐다. 이전소득수지는 3억8000만달러 적자를 시현했다.
노 팀장은 "본원소득수지의 경우 12월 결산법인이 2월 주총에서 배당 결의를 하는데 3월 송금을 하면서 적자를 나타냈다. 통상 3~4월은 계절적으로 좋지 않은 달"이라며 "그러나 분기로 보면 올해 1분기 중 배당소득이 30억달러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금융계정의 유출초 규모는 전월의 55억4000만달러에서 110억2000만달러로 확대됐다. 1분기는 248억달러 유출초를 기록했다. 직접투자의 유출초 규모는 해외직접투자의 확대 등으로 전월의 19억9000만달러에서 23억9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증권투자의 유출초 규모는 외국인 증권투자가 크게 늘면서 전월의 30억달러에서 12억1000만달러로 줄었다.
파생금융상품은 9000만달러 유입초를 시현했고, 기타투자 유출초 규모는 금융기관의 대출 순유출 등으로 전월의 3억7000만달러에서 46억2000만달러 크게 확대됐다. 준비자산은 28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