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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인생 서민갑부’ 친절한 김재씨 ‘수상한 백화점’, 3평 잡화점에서 10억원대 갑부된 비밀은? <사진=`독한인생 서민갑부` 방송 캡처> |
프랜차이즈, 대형마트 등의 출현으로 자영업자들이 설 곳을 잃어가는 지금, 인구수 약 8만4000여 명의 작은 시골 충남 예산에 월 매출 수 천만원을 기록하는 백화점이 있다.
39년간 그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여사장 김재(64)씨네 매장 한 쪽에는 남편 오복환(65)씨의 손도장 가게도 입점해있다.
백화점에서 벌어지는 풍경은 수상하기 그지없다. 누가 주인인지 손님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기이한 풍경이다.
놀러오고, 쉬러오고, 화장실만 들렀다 가는 손님까지 포착되는데, 이들 모두 백화점의 오래된 단골들이다.
어린 시절 머리 방울을 사러온 소녀가 30년이 흘러 아이엄마가 돼 딸의 머리끈을 사러 오고, 20년 전 마을로 시집온 새댁은 이곳에서 산 냄비를 아직도 애지중지한다.
한 번도 오지 않은 손님은 있어도 한번만 들르는 손님은 없다는 단골손님들의 전당이다.
현모양처를 꿈꿨던 서울처자 김재 씨는 결혼과 함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남편의 사업실패로 빚쟁이에 쫓겨 충남 예산으로 내려온 김재 씨는 변변한 직업이 없었던 남편 탓에 점점 빚더미가 쌓여가던 차에 살기위해 잡화점을 시작했다.
장사꾼 같지 않은 성격으로 도매상으로부터 바가지 쓰기도 부지기수, 일주일치 팔아야 할 물건 값을 몽땅 소매치기 당해 하늘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그 후 도매상들로부터 배운 그녀만의 장사노하우가 생긴 김재 씨는 9.9㎡(3평)잡화점에서 264㎡(80평)백화점으로 일궈냈다.
장사를 할 줄 모르는 김재 씨에게 내세울 무기는 오직 진심뿐이었다.
그 진심이 있었기에 백화점을 찾은 손님들은 하나같이 ‘그녀의 가게는 편안하다’고 말한다. 가게의 문턱을 낮춰 찾아오는 손님 한명 한명에게 귀 기울일 줄 아는 김재 씨 덕분에 그녀의 백화점은 동네 사랑방이 됐다.
그렇다고 편하게 장사를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김재 씨는 손님에게 예의를 갖추기 위해 절대 앉는 법도 없다고 말한다.
[뉴스핌 Newspim] 박지원 기자(p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