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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반도체시장 지켰다…제조장비 1·3위 M&A 막아

기사입력 : 2015년04월29일 12:00

최종수정 : 2015년04월29일 13:37

국내 전공정 장비업체 수혜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외국 경쟁당국과 공조해 세계 1, 3위 반도체 제조장비업체들의 합병계약을 철회시켰다. 두 업체가 결합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외 반도체업체에 부정적 영향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아이엔씨(AMAT)와 도쿄 일렉트론 엘티디(TEL)가 합병계약을 지난 27일 철회함에 따라 심사절차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두 업체는 지난 2013년 9월24일 합병계약을 체결하고 같은해 11월15일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이후 공정위는 국내외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외국 경쟁당국과 공조해 경쟁제한효과를 정밀하게 분석했다.

검토결과 공정위는 두 업체의 기업결합이 반도체 장비시장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중첩 사업 부문의 매각조치 등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이달 27일 발송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두 업체는 2012년 기준 약 2조8000억원의 반도체 장비를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제조회사의 장비 수입 비중은 약 70%로 추산된다.

공정위는 만약 두 업체가 합병할 경우 결합회사의 독점으로 반도체 장비 가격인상, A/S중단 등의 피해가 나타날 것으로 우려했다. 또 결합회사가 거의 모든 반도체 전공정 장비를 취급하게 돼 끼워팔기 등을 통해 경쟁사업자를 배제할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차세대 장비 개발이 지연되는 등 기술 혁신 경쟁이 저해될 우려도 컸다.

공정위 관계자는 "특히 국내 반도체 제조회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큰 피해가 예상됐다"고 말했다.

이에 두 업체는 장비별로 관련 자산을 매각하는 시정방안을 내놨으나 공정위는 이걸로는 경쟁제한 우려를 모두 해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심사를 진행하면서 두 업체가 외국회사라는 점에서 외국 경쟁당국과 긴밀히 공조했다.

특히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과 정기적으로 전화회의를 진행하면서 심사일정, 자진시정 방안의 적정성, 시정조치 수준 등에 대해 논의해왔고 심사결과를 미국과 같은 시기에 통보했다.

박재규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은 "공정위의 심사보고서 발송 이후 기업결합을 철회한 두번째 글로벌 M&A사건(첫번째는 2010년 철광석 생산업체간 기업결한건)이라며 이는 공정위와 외국 경쟁당국간 긴밀한 국제공조를 통해 이뤄낸 성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한편, 황준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양사의 합병 실패로 한국 반도체장비 업체들이 장기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분석헀다. 

황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전공정 장비 업체들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원익IPS 유진테크 에스에프에이 등을 꼽았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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