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가중성장률, 명목 GDP보다 낮아...서비스업 생산성 악화와 고용의 질 악화 반영
[뉴스핌=김남현 기자] “지난해 하반기에 두 차례에 걸쳐서 0.5%포인트 내린 바 있지만, 추가인하를 통해 경기회복의 모멘텀을 좀 더 살릴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3월 12일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1.75%로 인하한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한은은 최근 물가보다는 경기회복에 주력하며 기준금리를 줄 곳 인하해왔다. 이같은 의지는 기준금리를 세차례나 인하하기 직전인 지난해 7월 통화정책방향에 ‘성장세 회복을 지원’이라는 문구를 삽입하면서 분명히 했었다. 같은 기간 동안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도 두 번이나 확대해 기존 12조원에서 20조원으로 늘렸다.
다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장세 회복은 여전히 미약해 보인다. 성장률은 전망치를 내놓을 때마다 지속적으로 하향조정돼 왔고 체감경기를 보다 잘 알 수 있는 체감 성장률도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체감 성장률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서비스업의 생산성 악화와 좋은 일자리와 동떨어지고 있는 고용의 질 문제가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자료제공=한국은행> |
고용가중성장률이란 산업별 성장률을 그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취업자수 비중으로 가중평균해 산출하는 성장률을 말한다. 한은이 실물경기와 체감경기간 차이의 원인을 분석키 위해 2013년 도입한 개념이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올해 전망치를 처음으로 내놓으면서 고용가중성장률과 GDP 성장률을 각각 3.8%와 3.9%로 전망했었다. 올 1월 전망에서는 각각 3.5%와 3.4%로 예측, 고용가중성장률이 0.1%포인트차로 앞설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고용가중성장률은 2010년 GDP 성장률보다 1.1%포인트까지 낮아졌다가 2013년 격차를 해소(각각 2.90%)하기도 했었다. 이후 지난해 실적에 이어 올 전망치까지 다시 0.1%포인트 차로 떨어진 것이다.
◆ 부진한 서비스업에 낮아지는 고용의 질
이같은 상황은 우선 경제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비스업 부문 생산성 하락이 더 심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은은 올해 산업별 성장률로 제조업은 3.8%, 서비스업은 3.2%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 4.2%와 3.9%에서 하향 조정된 것으로, 특히 서비스업 부문이 0.7%포인트나 떨어져 제조업(0.4%포인트) 보다 하락폭이 더 컸다.
한은 관계자는 “취업자수가 많은 서비스업부문 생산성이 생각보다 좋지 않으면서 고용가중성장률이 GDP 성장률을 밑도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제공=통계청> |
또 지난달 시간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수가 50만5000명을 기록해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5월 이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간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란 취업자 중에서 실제취업시간이 주중 36시간미만이면서, 추가취업을 희망하고 추가취업이 가능한 사람을 말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임시직이 많을 것이라 생각되는 60대 이상 고용은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장년 이상 인구 증가 등도 같이 봐야할 부문”이라면서도 “시간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수가 늘고 있다는 점은 고용의 질과도 연관성이 있을수 있다”고 말했다.
앞선 한은 관계자도 “장년층 취업 업종이 통상 생산성이 높지 않다. 고용의 질 악화도 고용가중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