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소년B가 사는 집’은 14살 어린 나이에 친구를 죽인 대환이 복역 후 보호관찰을 받는 상황 속 대환과 그 가족들을 조명한다. 스스로에 대한 불확실함과 두려움으로 움츠린 대환, 방황하는 엄마, 대환의 재기를 도우려는 고집스런 아빠와 우울한 집안 분위기를 바꾸려 애쓰는 누나 윤아가 비극의 주인공이다.
이 가정이 처한 극단적 상황은 필연적인 거리감을 유발한다. 이들이 겪는 불행이 누구네 가정에나 있음직한 일상이 아니기 때문에 발생하는 거리다. 이를 통해 오는 효과는 대단하다. 심히 불편하게 다가올 법한 이야기, 비극의 절정이 만들어낼 만한 감정과잉이 담담하면서도 묵직한 울림으로 대체돼 심금을 때린다.
배우들의 연기에 과함이 없다. 배우와 연출, 극본이 어우러져 기막힌 삼박자를 이룬다. 이는 각 배역들의 행동에 설득력을 높이고, 결국 무대와 객석의 사이는 단단한 공감으로 이어진다.
연극의 절정은 현재의 대환과 14살일 적 대환인 ‘소년B’가 서로를 향해 비수를 겨누는 장면이다. 극한의 심적 갈등의 소용돌이에 선 대환의 속마음이 고스란히 나열된다. 대환과 소년B의 격렬한 몸짓을 극대화하는 효과적인 무대장치가 돋보이는 장면이기도 하다.
지난 14일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소년B가 사는 집’은 오는 26일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중학생 이상 관람가. 1만~3만 원.
[뉴스핌 Newspim] 장윤원 기자(yu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