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소년B가 사는 집’이 13일 오후 서울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 극장에서 프레스리허설을 진행했다. <사진=국립극단> |
‘소년B가 사는 집’은 14살 어린 나이에 살인을 저지르고 복역하다 모범수로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대환(이기현)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동네 사람들은 대환의 집을 ‘악마의 집’이라고 부르고 집을 찾는 손님이라곤 보호관찰관(백익남)과 동네로 이사 온 옆집 새댁(최정화)이 전부다.
대환의 아빠(이호재)는 아들의 미래를 위해 정비를 가르치며 자립을 돕지만, 엄마(강애심)는 대환에 대한 기억을 지우고 마음을 닫아 이 모습조차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 한편 대환은 밤마다 괴롭히는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인 ‘소년B'(강기둥)에 대한 환상을 보며 힘든 나날을 보낸다.
작품은 섣불리 가해자 가족의 입장을 변호하지도 죄를 나무라지도 않는다. 다만, 관객들이 이 작품을 보고 타인을 향해 보내는 섣부른 연민이나 분노를 거두고 조금 더 관조적 시선으로 한번쯤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이보람 작가는 1999년 일어난 미국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10년 후 가해자 어머니가 피해자 가족에게 용서의 편지를 보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이 작품을 썼다. 신예작가 답지 않은 거침없는 필력과 참신한 소재가 돋보인다.
한편, 2014년 CJ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선정작으로 초연한 연극 ‘소년B가 사는 집’은 국립극단의 2015년 ‘젊은연출가전’으로 선정돼 올해 관객과 만나게 됐다. 2015년 ‘젊은연출가전’에서는 첫 무대인 ‘소년B가 사는 집’에 이어 쓰꾸다 노리히코 작, 류주연 연출의 ‘허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소년B가 사는 집’은 4월 14일부터 28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한다. 배우 이호재 강애심 백익남 이은정 최정화 이기현 출연. 1만~3만 원.
[뉴스핌 Newspim] 장윤원 기자(yu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