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지수, 인플레이션 등 일제 호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의 수렁으로 빠져들었던 유로존의 모멘텀이 살아나는 조짐이다.
유로존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독일 경제를 필두로 제조업과 고용, 성장률 등 굵직한 지표를 통해 이른바 ‘그린슛’이 확인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로존의 3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지수가 54.1을 기록해 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53.6과 2월 수치인 5.33을 훌쩍 넘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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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신규 주문이 2011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한편 신규 고용 역시 2011년 8월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해 유로존의 실물 경기가 지속적인 회복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번지고 있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전반적인 경기 부양에 크게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역시 올해 1분기 0.2%의 경제 성장을 기록, 2011년 이후 최대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1분기 성장률이 0.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월 인플레이션도 전년 대비 0.3% 떨어지는 데 그쳐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완만하게 개선됐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국제 유가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폭락, 배럴당 50달러 아래에서 유지되고 있는 데다 유로화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실물경기 회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ING의 투니스 브로센스 이코노미스트는 “유가와 유로화의 동반 하락이 유로존 제조업 경기 회복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를 포함해 유로존의 잠재 성장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남은 과제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ECB는 이달부터 월 600억유로 규모로 자산 매입을 본격 단행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를 통해 시장금리를 떨어뜨리는 한편 금융권과 실물경기에 유동성을 공급,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차단하는 한편 경기를 부양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마킷의 크리스 윌리엄슨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부양책을 앞두고 실물경기가 청신호를 보내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라며 “영속적인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기업 투자와 신규 고용이 더욱 향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유로존의 실업률은 11.2%로 집계됐다. 실업률이 위기 이전 수준까지 떨어지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하락에 제동을 걸고 ECB의 목표 수준인 2.0%까지 끌어올리는 일도 간단치 않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