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시대' 원년 맞아 미래 먹거리 발굴에 매진
[뉴스핌=김선엽 기자] 오는 22일로 삼성그룹이 설립된 지 77주년이다. 삼성은 올해 별도의 행사 없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기념일을 보낼 예정이다.
20일 삼성에 따르면 22일로 창립 77주년을 맞지만 그룹 차원의 시상식이나 기념 방송 등은 따로 준비하지 않을 방침이다.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에 매진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는 특별히 준비한 행사가 전혀 없다”며 “조용히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고 이병철 창업주가 '사업보국(事業報國)'의 뜻을 펼치기 위해 1938년 3월 1일 대구 수동(현 인교동)에 세운 청과·건어물 수출회사 삼성상회를 모태로 한다.
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1988년 제 2창업을 선언하며 창립기념일을 3월 22일로 바꿨다.
지난 77년 동안 급격히 성장한 삼성은 이제 국내를 넘어 굴지의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우뚝 섰다. 임직원 수는 전 세계에 걸쳐 총 50만명에 이른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판매한 휴대폰 수만 4억대가 넘는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372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1위 인텔을 100억달러 범위에서 바짝 뒤쫓고 있다.
기록적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차분하게 기념일을 보내는 이유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와병 중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만 해도 삼성은 창립기념일을 맞아 이 회장의 '마하경영' 메세지를 온라인 사보를 통해 전파하는데 주력했다.
마하경영이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002년 "제트기가 음속의 2배로 날려고 하면 엔진의 힘만 두 배로 있다고 되는가. 재료공학부터 기초물리, 모든 재질과 소재가 바뀌어야 초음속으로 날 수 있다"라고 강조한 데서 유래한 개념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 회장의 부재 속에 '이재용 시대'의 도래를 준비하면서 정중동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깝게는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삼성전자 갤럭시S6의 출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아울러 각 계열사별로 수익성 확보에 불을 켠 가운데 동시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는 모습이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IoT)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B2B를 포함해 여러 분야에 걸쳐 투자확대를 단행 중이다.
또 삼성SDI는 미래 신사업으로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바라보며 지난달에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한편, 와병 기간이 10개월째 접어든 이 회장은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여전히 경영 현직에 복귀를 타진하기 이른 만큼 삼성의 비상경영 체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지난 18일 사장단회의 후 열린 브리핑에서 이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특별한 변화는 없다"며 "건강하시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4월 회장이 퇴원해 자택으로 거처를 옮겨 치료한다는 설이 있으나, 이에 대해서도 결정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