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기술 선점 경쟁 치열…몸값 '고평가'에 손실 우려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의 알리바바와 일본의 라쿠텐 등 내로라는 아시아 IT(정보통신) 기업들이 앞다퉈 미국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1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시아 IT업체들이 실리콘밸리의 선진 기술을 먼저 확보하고 뜰만한 아이템들을 자국으로 들여오기 위해 미국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지난 10일 미국 휘발성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Snapchat)에 2억달러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어 일본의 온라인 쇼핑몰 회사인 라쿠텐이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리프트(Lyft)에 3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11.9%를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중국과 일본, 한국의 IT 공룡들 사이에서는 이처럼 미국 IT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WSJ는 업계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현금이 두둑한 아시아 IT기업들이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실리콘밸리에서 쏟아지는 최신 기술들을 확보하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 아시아 기업들이 거액을 아끼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 시 해당 국가의 고객들을 사로잡기가 수월해진다는 점도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알리바바로부터 1억2000만달러의 투자 자금을 받은 게임 스타트업 카밤 대표 켄트 웨이크포드는 "중국은 진입이 상당히 어려운 시장"이라며 "현지 고객과 마케팅, 유통 등을 잘 이해하는 전략적 파트너를 맺는 것은 우리에게 상당히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신문은 실리콘밸리 투자 붐을 타고 이들 스타트업들의 몸값 역시 빠르게 치솟고 있다며 문제는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 보니 이들에 투자하는 아시아 기업들이 감수해야 하는 재정적 리스크도 커졌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중국 IT모바일 서비스 기업 텐센트의 경우 지난 2013년 1억6500만달러를 투자했던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팹(Fab)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