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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도 '유로캐리트레이드' 투자 동참

기사입력 : 2015년03월09일 14:33

최종수정 : 2015년03월09일 17:08

中 등 亞기업들, 유로화채권 자금조달 '봇물'

[뉴스핌=노종빈 기자]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유로 캐리 트레이드'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유로 캐리 트레이드란 유로존의 저금리 상황을 활용,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차입한 뒤 수익성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 유로 캐리 늘고 달러 캐리 줄어든다

최근 미국은 물론 신흥국으로까지 유로 캐리가 빠르게 확대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으로도 자금이 유입될 것인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2분기 또는 3분기 이내에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관측되면서 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사진:AP/뉴시스]
이런 가운데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자자 워런 버핏도 유로캐리트레이드 투자에 동참했다.

지난 5일 워런 버핏이 이끄는 지주회사 버크셔해서웨이는 처음으로 유로화 표기 채권을 발행해 3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금융 시장에서는 버핏이 발행한 채권에 최소 75억유로 규모의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미국 기업들의 유로화 표기 채권 발행액이 300억달러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적잖은 물량이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번에 저렴하게 조달하는 자금으로 기존 달러화 표기채권을 상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독일 등 유럽 유망기업들에 대한 직접투자 또는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는 루머도 퍼지고 있다.

◆ 버핏, 유로캐리 가세…채권발행 타이밍 적중

버핏의 유로캐리 투자는 저금리 환경을 이용한다는 점도 있지만 발행 타이밍에 있어서도 적중한 것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즉 버핏의 채권 발행 타이밍은 유럽 금리의 최저점이고 유로화의 강세 전환을 앞둔 상황이라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발행 금리가 낮을수록 좋지만 발행 직후에는 반대로 시중 금리가 상승하는 것이 유리하다.

[자료: 미국 연방준비제도]
또 유로존 시중 금리 상승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과 연결돼 해당 통화가 향후 강세로 진행되는 직접적인 요인이 되기도 한다.

결국 버핏은 유로화와 유럽 금리의 저점이 근접했다고 보고 일거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버핏의 투자가 적어도 단기적인 투자 타이밍으로는 적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버핏의 투자와 거의 같은 시점에 유럽의 경제지표 역시 빠른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독일 소매판매는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지난주 EU 경제성장률도 올해 기존 1.0%에서 1.5%로, 내년 1.5%에서 1.9%로 각각 상향조정됐다.

전문가들은 유럽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유로화도 서서히 강세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실시와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따라 유로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한국시각으로 9일 오전 1유로당 1.08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진 뒤 오후 2시 20분 현재 소폭 상승한 1.083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 유로 캐리, 美·中 금융시장 투자 늘릴 듯

유로 캐리 자금이 어느 쪽을 향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일단 유럽보다 수익률이 높은 미국과 신흥국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융전문지 배런스는 최신호에서 "유럽에서 흘러나온 자금이 미국을 향할 것"이라며 "달러화도 당분간은 유로화 대비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현재 유럽에 투자하는 것보다 이익이다. 시장조사업체 마르키트에 따르면 3월 초 현재 유로화 표시 회사채의 평균금리는 연 1.07%로 달러화 표시 회사채의 평균금리 3.66%보다 크게 낮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기업들도 유로화 가치 저점을 활용해 유로화 표시 회사채를 잇따라 발행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딜로직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달까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기업들은 약 29억달러어치의 유로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중국전력망공사와 중국건설은행은 각각 22억5000만유로와 5억유로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투자처를 찾는 유동 자금이 넘쳐나면서 채권을 사겠다는 수요가 몰려 공급량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앞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3일 투자은행 UBS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 기업의 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물량이 53억5000만유로(약 6조5922억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전년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로 같은 기간 아시아 전체 발행물량 113억4000만유로의 40%를 웃도는 수준이다.

◆ 유로 캐리, 국내 유입 가능성도

국내 전문가들은 ECB의 양적 완화로 풀린 유럽 자금이 한국 원화 채권 시장에 흘러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시중금리 하락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들은 국내 금융시장도 단기적으로 유로 캐리 트레이드 확대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에서도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비교적 조속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대외수요 부진으로 국내 경기도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계부채 문제나 소득효과 부진 현상이 부각될 수 있지만 동시에 글로벌 주요국들이 통화완화 기조 정책을 지속하고 있어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원화의 나홀로 강세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주변국 통화와 원화 가치 간의 동조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동아시아 경제권 내 통화가치절하 도미노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로 인한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정성 확대와 수출 경쟁력 악화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하 외에도 중소 중견기업에 대한 대출지원확대와 같은 금융시장 자금중개 기능 강화 등의 다양한 통화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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