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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김현주 “‘가족끼리 왜이래’, 막장 없이 해냈다”

기사입력 : 2015년03월10일 17:18

최종수정 : 2015년03월11일 16:54

[뉴스핌=장윤원 기자] “오래 활동할 수 있었던 비결요? 뭐 없어요(웃음).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불과 5, 6년전에만 해도 뭐가 잘되면 다 제 공이라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게 되게 감사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됐죠.” 

데뷔 18년차. 말간 미소에는 여유로움이 묻어나고, 다정다감하고 예의 바른 태도가 친근함을 더한다. 앞서 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배우 김현주(38)가 지나온 연예계 발자취를 회상하며 살며시 웃었다. 

“생각해보면 (항상)작품 선택을 신중히 했던 것 같아요. 포기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도 있고. 그 동안 몇 번이고 놓아버릴 수 있었던 순간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쯤 하면 됐어’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순간들. 그 때 잘 일어섰던 게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요?” 
지난달 종영한 ‘가족끼리 왜이래’는 자식 삼남매만 바라보며 살아온 아버지 차순봉(유동근)과 철부지 삼남매 차강심(김현주), 차강재(윤박), 차달봉(박형식) 등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순봉은 자신의 죽음이 머지 않았음을 알고 자식들을 대상으로 불효소송을 건다. 이기적인 자식들을 개조하기 위한 유쾌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마지막 선물이었다. 순봉의 장녀 차강심으로 분해 드라마의 큰 축을 담당한 김현주는 작품을 떠나보내는 마음이 남다르다.

“이 작품, 진짜 좋았고 따뜻했어요. 끝나고 나서는 저희 단체대화창에 모두들 우느라 난리였어요. 우는 이모티콘이 계속(웃음). 드라마가 ‘가족’이란 단어가 들어가서 그런가? 좀더 가족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동생은 정말 동생같고, 고모는 정말 고모같고. 아버지도 물론 그랬고요.” 

김현주는 극 중 차순봉(유동근)의 첫째딸 차강심 역으로 분했다. 드라마는 착한 소재와 전연령층의 공감을 자아내는 탄탄한 스토리,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시청률 40%를 수차례 돌파하며 국민드라마로 거듭났다.

“‘국민드라마’이기도 했지만, ‘착한드라마’라는 타이틀을 얻은 게 (개인적으로는)더 영광이었어요. 어찌 보면 평범한 소재였는데, 평범하지 않게 그려낸 결과 좋은 평가를 받았잖아요? 소위 말하는 막장 소스 없이 해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지 않았나 싶어요.” 

드라마는 자체최고시청률 43.3%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김현주는 성공 요인 1순위로 재미있고 탄탄한 대본을 꼽았다. 여타 드라마의 경우와 달리 촬영 약 2주 전을 기점으로 대본이 나온 것 역시 작품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시간이 촉박하면 대사 외우는 것에 급급할 수 있는데, 시간을 여유롭게 갖다 보니 대사를 곱씹고 극의 전체적인 흐름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죠. 자신의 대사만 외우는 게 아니라 아예 부딪히지 않는 등장인물의 상황도 인지하게 됐고요. 그런 이해도가 극에 잘 묻어난 것 같아요. 대본이 빨리 나와 시간적 여유가 있다 보니 촬영하느라 밤을 샌 적도 없어요. 마음도 얼굴 표정도 모두들 편했죠. 회식자리도 많이 가진 것 같아요. ‘또 회식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까(웃음).” 
이 드라마를 통해 김현주는 배우 김상경과 연인으로, 윤박-박형식과는 남매로 호흡을 맞췄다. 김상경과는 1999년 드라마 ‘마지막 전쟁’에서 유쾌 발랄한 커플로 호흡을 맞춘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막내동생 박형식과는 3년 전 드라마 ‘바보엄마’에서 한 차례 호흡을 나눈 바 있다. 

“정말 거짓말 안하고, 김상경씨는 저 멀리서 등장할 때부터 목소리가 들려요(웃음). 정말 수다스러운 분인데, 본인 스스로가 정막을 잘 못 견디는 것 같더라고요. 분위기를 업시켜야 한다는 중압감이 드는 것 같아요. 근데 사실은 본인도 말 하기 피곤하시대요(웃음). 동생들과는 참 잘 만난 것 같아요. 다들 자기 위치에서 자기 할 일을 잘 해줬어요.” 

특히 드라마 초반, 극 중 동생들과는 겉으로는 데면데면하지만, 그 속에 유대감이나 뗄레야 뗄 수 없는 끈끈함이 존재함을 보여줘야 했다. 그런 만큼 실제로도 빨리 친해지기 위해 극 초반부터 노력했다는 김현주는 “제가 남동생이 있는데, 또 남동생들이 생긴 것 같다”고 말한다.

김현주는 지난 6개월 간 ‘가족끼리 왜이래’로 주말 안방극장을 책임졌다. 작품을 마친 지금, 차기작에 대한 질문에 그는 “말랑말랑~하고 여자여자~한 작품”을 하고 싶다며 유쾌한 웃음을 터뜨린다.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애교 있고 혀 짧은 소리 내고(웃음). 그런 역할을 하고 싶어요. 욕 나올 정도로 오글오글한 역할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새로운 세포들이 깨어날 것 같은 느낌?” 

시종일관 밝고 쾌활하게 인터뷰에 임하던 김현주는 한때 일에 대한 욕심을 버린 적도 있다는 의외의 고백을 털어놨다. 자신이 원하는 바에 달성하지 못했을 때의 괴로움이 힘들었기 때문이라는 설명. 그는 “제가 편하려고 욕심을 버렸던 것”이라 과거를 회상하며, 그때와는 다른 현재 마음가짐을 밝혔다.

“지금은 일욕심이 생겼어요. 그런데 또 아이러니한 게 배우들 경력이 쌓여서 농후한 연기를 보여줄 나이가 되면, 설 자리가 많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그게 많이 안타깝죠. 그래선지 예전엔 또래 배우들이 잘되면 시기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누가 됐든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저도 좀 묻어가고 싶고(웃음) 예전엔 ‘내 일’로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우리의 일’이 되더라고요.”

2015년 한해가 가기 전 좋은 작품이 있다면 하고 싶다는 김현주는 “점점 나이가 들고, 그게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보여진다는 게 두렵긴 하지만, 제 스스로가 잘 중심을 잡고 잘 넘겨야 할 것”이라며 의연한 태도로 삶과 연기를 바라본다.

“그냥 자연스럽게 저의 삶을 만족하면서 살아가고 싶어요. 그런 삶을 살면 좋은 배우가 될 것 같아요. 저의 삶이 연기에도 자연스럽게 묻어나지 않을까요?”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yunwon@newspim.com)·사진 에스박스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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