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등 지난해 실적 선방…낙관은 일러
[뉴스핌=정경환 기자] 태양광업체들의 실적이 속속 발표되면서 업황 개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업체들로 인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아직은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지 않아 업황 회복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을 비롯한 국내 태양광업체들은 지난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먼저, 한화케미칼은 태양광사업부문에서 지난해 6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고, OCI도 영업이익 446억원으로 전년 1062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신성솔라에너지와 웅진에너지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74.3%, 58.2% 증가했다.
신성솔라에너지 관계자는 "태양광 시장 회복에 따른 매출 증가 및 제품 가동율 증가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다만, 에스에너지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51.2% 감소했으나, 이는 영업 외적인 부분의 영향이 컸다.
에스에너지 관계자는 "환율 이슈와 대규모 프로젝트의 이월 등으로 인해 실적이 다소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태양광업체들의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자, 시장에서는 업황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OCI 관계자는 "많이 큰 건 아니지만, 지난해 태양광 시장 규모가 38GW에서 44GW로 성장했다"며 "올해는 53GW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에스에너지 관계자는 "(업계 구조조정으로) 업체 수가 줄고 있고, 수요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모듈 제품 가격도 떨어지지 않고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유가 하락으로 인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수요 감소 우려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지난 24일 가진 기업설명회에서 "유가 하락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전력 요금이 태양광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유가가 반토막나는 상황에서도 북미지역 전력요금이 3% 오르면서 태양광 설치도 연간 16% 증가했다"며 "올해도 전력 요금이 1.7% 오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태양광 설치는 1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업계의 이 같은 기대와는 달리, 태양광 업황에 대해 그리 낙관할 수 만은 없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기본적으로 폴리실리콘 가격이 오르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OCI 관계자는 "다행히 지난 1년 풀가동할 수 있었는데, 고객이 있다는 것 좋지만 이익은 별로 못 봤다"면서 "폴리실리콘 가격이 20달러 대에 묶여 있었기 때문으로, 업계 평균 약 25달러로 보는 것을 고려하면, 5달러 정도가 차이난다"고 말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1월 폴리실리콘 평균 가격은 킬로그램(kg)당 19.9달러로 지난해 4분기 평균 21.4달러보다 7.1% 하락했다.
OCI 관계자는 "물론 태양광업체라 해도 각기 그 분야가 달라 폴리실리콘만 갖고 일률적으로 말할 순 없다"면서도 "분야가 다르다해도 태양광이라는 큰 틀에서는 같기 때문에 업황도 같이 간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폴리실리콘 가격을 비롯, 태양광 업황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각국 정부의 정책 향방이 가장 큰 변수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 수요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결국 중국, 미국, 일본의 정부 정책이 관건"이라며 "일본에서 원전 재가동에도 불구하고 11GW가 설치될지, 중국이 연초 밝힌 대로 목표치 15GW를 설치할지 여부가 올해 폴리실리콘 가격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