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경상수지 흑자..상징적 역할에 영향 제한적", 안전판 확보 지적도
[뉴스핌=정연주 기자] 한국과 일본간에 마지막 남은 100억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가 23일 종료된다. 14년만의 양자간 통화스와프 종료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그간 금융사정을 고려했을 때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생각에 종료를 결정했다"며 "양국 경제사정을 봐서는 이번 통화스와프 종료가 향후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랠리가 지속되는데다 외환보유액도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한은에 따르면 1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621억9000만달러로 세계 7위다. 일본의 경우 1조2605억달러로 세계 2위 수준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도 많고 경상수지도 연일 흑자를 경신 중"이라며 "외화건전성 측면도 좋아 여러모로 충분히 안심할만한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에 당장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 참여자들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간 통화스와프가 위기시 대응 방안으로 사용됐다기보다 상징적인 의미로 존재하는데 그쳤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종료된 100억달러의 통화스와프 규모도 외환보유액과 견주어 볼때 의미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A 외환딜러는 "이미 한일 통화스와프가 종료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었고 한국의 외화자금 자체가 타이트한 상황이 아니라 이번 종료가 상징적인 의미는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양국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통화스와프가 위기시 활용하는 자금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한일간 통화스와프가 필요한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시중은행의 B 외환딜러는 "통화스와프 금액 자체가 크지 않고, 국제금융시장이 흔들린다고 해도 우리나라는 견조하게 움직일 수 있는 기반이 있다"며 "통화스와프 종료 발표 당시에도 시장에 흔들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통화 스와프 종료 원인에 경제외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애초 한일간 외교문제가 불거지면서 통화 스와프가 연장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양국이 통화스와프가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다보니 적극적으로 만기 연장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안전장치를 확보한다는 의미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창선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통화스와프 종료 결정에는 경제외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일본보다는 우리나라가 통화스와프 결정에서 아쉬운 입장이었겠지만 연장을 위해 감수해야 할 문제를 감안했을 때 굳이 무리해서 연장하기엔 부담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장이 안되더라도 직접적으로 큰 문제는 없겠으나 통화스와프를 통해 안전판 역할이 확보되는 측면에서 보면 한일간 통화스와프는 안하는 것보다는 나은 정도로 보는 것이 맞겠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