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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2AM 이창민 “뮤지컬 ‘오디션’, 들을 수록 빠지는 록의 매력”

기사입력 : 2015년02월17일 09:02

최종수정 : 2015년02월16일 11:18

[뉴스핌=글 장윤원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전 피크가 아닌 손으로 기타를 치거든요. 손톱에 피가 나도록 연습하고 있습니다(웃음).” 

감수성을 촉촉히 적시는 명품 발라드 그룹 2AM 멤버 이창민이 뮤지컬 ‘오디션’의 얌전(?)한 기타리스트 ‘병태’로 변신한다. ‘오디션’(극본·음악·연출 박용전)은 음악에 대한 순수함으로 뭉친 락밴드 ‘복스팝’의 여섯 멤버가 꿈의 무대를 실현시키기 위해 벌이는 고군분투기를 담은 작품. 2007년 초연 당시 출연배우가 직접 기타, 드럼, 베이스 등의 악기를 연주하는 ‘액터 뮤지션 뮤지컬’로 화제에 오른바 있다. 병태 역의 이창민은 노래와 기타를 동시에 소화하기 위해 최근 4~5주 간 ‘피가 나도록’ 기타 연습에 매진해 왔다. 

이창민은 2012년 뮤지컬 ‘라카지’, 2013년 ‘삼총사’ ‘잭더리퍼’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했으며, 지난해에는 2인극 뮤지컬 ‘카페인’으로 뮤지컬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전작 이후 약 6개월 만에 뮤지컬 무대에 돌아오는 것이다. 

이창민은 뮤지컬 ‘친구’에서 함께 작업했던 최인숙 안무감독의 추천으로 ‘오디션’과 인연이 닿았다. 최 안무감독이 이창민을 추천한 이유는 단순했다. “이 작품, 너(이창민)와 의외로 잘 어울릴 것 같다.”는 한 마디. 이후 뮤지컬 ‘오디션’ 대본을 받아본 이창민은 주인공 ‘병태’의 모습에 사로잡혔다. 그는 “의외로 저와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내비쳤다. 
“끌리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걱정도 많았어요. 제가 방송이나 라디오에서 말도 많고 활발한 모습을 많이 보였는데, 그런 모습은 대외적 캐릭터인 거죠. 실상은 되게 소심한 편이거든요. 누가 볼까봐 신호는 꼭 지키고, 쓰레기 흘리면 다시 가서 쓰레기통에 버리고. 싸워도 5분도 안돼서 먼저 사과하고요(웃음). 그래서 ‘방송에서 쾌활해 보이던 애가 병태를 연기했을 때 연기로만 봐줄까?’란 고민 많이 했어요. 저의 소심한 면은 대외적으로는 감추고 싶은 부분이거든요(웃음). 그런데 또 극을 하다 보니 병태, 별로 안 소심하던데요? 오히려 문제의 해결점을 찾는 데 있어서는 제대로 솔루션을 제시하더라고요. ‘나보다 낫구나’ 싶었죠.”

이창민은 ‘오디션’에서 록밴드 ‘복스팝’의 멤버로 나선다. 록 장르의 음악들을 들으며 이 작품을 준비해 왔지만, 사실 록음악이 그가 즐겨 듣는 장르는 아니었다. 그는 “록은 (정)진운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둘이 차를 차면 한 곡씩 서로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번갈아가며 들었을 정도였다”고도 덧붙이며 웃었다. 하지만, 현재 이창민은 이전에는 몰랐던 록음악의 매력을 하나 둘씩 알아가는 중이다. 

“(록은)2AM 음악과는 아무래도 다른 점이 크죠. 저는 원래 이런 장르를 잘 안 좋아했어요. 처음에는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계속 들었고, 사실 즐겨 듣진 않았는데, 시간 지날수록 빠지게 되더라고요. 습관이란 게 있잖아요. 뮤지컬 넘버를 부르면서도 2AM 노래를 할 때의 습관이 남아 있는 탓에 첫 음 처리나 끝 음 처리 같은 것들에서 연출님께 이런 저런 주문을 많이 받았거든요. 그게 기술적으로 안 된다기 보단 그냥 몸에 베어있는 습관 때문에 하기 어려운 게 있어요. 그런데 뮤지컬을 하면 할수록 ‘왜 뮤지컬은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돼요. 합주를 할수록 ‘이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를 찾게 되는 것 같아요.” 

뮤지컬 배우로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는 이창민은 1986년 생, 올해로 서른 살이 됐다. 그렇다고 갑자기 어른스러워졌다거나 철이 든 것은 아니다. 다만, 한 단계씩 성장하고 싶다는 바람과 함께 서른 살의 새해를 맞았다.

“대한민국은 ‘서른 살’이란 것에 단순히 나이 많이 들었다는 의미 이외에도 여러 가지 내재된 의미들이 있잖아요? ‘그만큼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거나 ‘그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거나. 또, 주위에서 ‘나이 먹을 만큼 먹었다’며 크게 무시 안 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고요(웃음). 서른 살이 된지 두 달이 됐는데, 글쎄요. 저 자신은 변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저를 보는 주위의 인식이 달라진 거죠. 제가 원래 철이 막 없는 편이 아니기도 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영글어 가지 않을까요? 가수로서 감성표현도 그렇고 배우로서도요.”

앞서 그가 출연한 뮤지컬 ‘삼총사’의 다니엘 역은 연기 중간중간 ‘이창민’ 자신의 모습이 나와도 큰 무리가 없는 역할이었다. 이처럼 그 본연의 모습이 튀어나와도 되는 작품이 있기도 하지만, ‘오디션’의 병태는 아니다. ‘병태’로서 또, 뮤지컬 배우로서 이창민의 목표는 “무대에서 2AM 창민의 모습을 지우는 것”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특히나 ‘이창민’이 아닌 ‘병태’로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

“무대에서만큼은 (창민이 아닌)병태로 있는 시간이 길었으면 좋겠어요. 관객들이 2AM 창민을 구경하는 동안, 무대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럼 관객들은 그 신을 다 놓치는 거니까요. 어쩔 수 없이 제가 책임을 지고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뮤지컬을 한지 2~3년 밖에 안됐으니 앞으로 더 노력해야죠. 10년 후에도 그러면 문제겠지만요(웃음). 앞으로 더욱 무대에서 믿고 볼 수 있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뮤지컬 ‘오디션’은 2007년 초연 이후 2014년까지 7년간 약 1700회의 공연을 이어왔다. 앞선 공연에는 오종혁, 문희준, 홍경민 등 스타 가수들이 이 무대를 거쳤다. 이미 많은 인기를 끈 작품인 만큼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많은 관객들이 배우가 아닌 병태란 캐릭터를 사랑하기 때문에 제가 표현하는 병태가 마음에 안 차실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답은 없는 것 같아요. 예전에 보셨던 그 ‘오디션’이 아닌, 새로운 극을 보러 오신다고 생각하고 병태를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전 배우들보다 표현력이 약할 수도 있고, 어쩌면 다르게 표현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병태’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는 그 누구도 모르잖아요? 저를 좋아해주시는, 혹은 ‘오디션’을 처음 보는 분들에게 있어 평생 ‘병태’는 이창민의 병태일 수 있고요. 일단 최선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최선을 다한 뒤, 평가는 나중에 받겠습니다!” 

“뮤지컬에 매달리는 이유? ‘좋아서’가 아닐까…”

2008년 싱글 ‘이 노래’로 화려하게 데뷔한 2AM은 이창민을 비롯해 조권, 임슬옹, 정진운으로 구성돼 있다. 실력파 그룹으로 대중에 얼굴을 알렸지만, 현재는 네 멤버 모두가 활발한 연기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이창민은 ‘라카지’ ‘삼총사’ ‘잭더리퍼’ 등 뮤지컬뿐 아니라 영화 ‘미생’의 장백기 역으로 스크린 진출했다. 조권은 드라마 ‘직장의 신’(2013)과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2013) ‘프리실라’(2014)로 연기 활동에 나섰으며, 정진운 역시 드라마 ‘드림하이2’(2012) ‘연애 말고 결혼’(2014) 등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드라마 ‘천명’(2013) ‘호텔킹’(2014) 등에 출연한 임슬옹은 현재 ‘호구의 사랑’에서 유이, 최우식, 이수경 등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2AM의 연기 활동이요? 저도 예상 못했죠(웃음). 뮤지컬의 경우엔, 예전엔 동료 가수나 배우들이 초대를 해줬을 때 보러 가는 게 전부였어요. 그 때는 몰라서 못 즐기는 시기였던 것 같아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경지식 있기 때문에 더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것 같거든요. 모를 땐 몰랐는데, 알고 나니 굉장히 재미있더라고요. 뮤지컬 출연은 가수 활동을 하다 텀이 있으면 회사에 ‘이런 작품 있는데 하고 싶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요청을 하는 식이에요. 보통은 문제가 없는데, 사실 연습 시기에는 회사와 좀 싸워요(웃음).”

2AM 멤버 중에서도 특히 뮤지컬 활동이 활발한 멤버는 이창민과 조권이다. 가수로서 탄탄한 입지를 굳힌 두 사람에게 아직은 낯선 뮤지컬 무대. 하지만 앞으로의 도전은 계속 된다. 

“얼마 전 말레이시아에 2AM으로 공연을 갔었어요. 그 곳에서 어쩌다 보니 (조)권이와 둘이 앉아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됐거든요. 저희 둘 다 예능을 많이 해왔던 터라 ‘관객이 우리를 알고 있다는 게 (뮤지컬)무대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지 않을까’란 고민을 (두 사람 모두)하고 있었더라고요. 그럼에도 권이와 제가 뮤지컬에 매달리는 이유는 역시 ‘뮤지컬이 좋아서’가 아닐까 싶어요. 관객들이 원래 저희 모습를 알고 있더라도, 무대에서는 (평소 저희 모습을 잊도록) 극에 녹아 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고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yunwon@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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