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싱크카드' 띄우기와 인사 문제로 안팎 볼멘소리
[뉴스핌=한기진 전선형 기자] 최근 외환은행과 하나SK카드 합병으로 새롭게 탄생한 ‘하나카드’가 무리한 덩치키우기 전략으로 계열사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12일 은행권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가 지난해 12월 새롭게 내놓은 '싱크(Sync)카드'의 영업확대를 위해, 하나은행을 비롯한 계열사 직원에게 ‘1인당 60장씩 카드신청을 받아오라’는 특명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하나금융 경영목표 중 하나인 ‘신용카드 신규 고객 200만명 유치 달성’ 을 위한 전사적 캠페인의 일환이다. 현재 계열사 별 할당도 떨어진 상태다. 하나은행은 100만명(50%), 외환은행 60만명(30%), 하나카드 30만명(15%) 나머지 계열사가 10만명(5%)의 신규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
하나카드의 이번 프로모션은 특이하게 유효고객(카드 지속 사용) 확보가 아닌 판매수를 채우는데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회원 수를 늘려 10%대 이상의 시장점유율(MS)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하나카드의 점유율은 8.1%로 롯데카드, 우리카드와 함께 3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카드사 직원 프로모션의 경우 고객이 카드 발급 후 최소 이용금액을 채워야 유효카드로 인정해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객이 카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카드사 입장에서 발급수수료만 지불하게 돼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보통 카드사가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신용카드 장당 발급 수수료는 10만원이며, 유효카드로 인정되는 고객의 최소 신용카드 결제금액은 20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카드시장 구조에서 하나카드의 직원 프로모션은 조금 무리인 듯싶다. 할당도 많다보니 계열사 직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며 “카드사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유효고객 확보가 필수인데 발급수만 늘리자는 계산은 이익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캠페인 덕분인지 하나카드의 싱크카드 발급실적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첫 선을 보인 싱크카드는 출시 2개월 만에 25만좌(1월 말 기준)가 발급됐고. 올해 100만좌 돌파도 예상되고 있다.
계열사뿐만 아니라 하나카드 내부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임원들은 물론 부서책임자들이 하나은행, 하나SK카드 출신으로 채워져 외환카드 출신 직원들의 입지가 좁다는 것이다.
실제 하나카드의 임원 현황을 살펴보면, 임원 9명(상근감사 제외) 중 5명이 하나은행과 하나SK카드 출신이다. 정해붕 사장과 손재환 영업본부장, 심상석 리스크관리본부장, 송종근 전략기획본부장은 하나은행 출신이다. 이승훈 CVM본부장은 하나SK카드 출신으로 2010년 현대카드에서 합류했다.
임원 중 외환은행 출신은 권혁승 부사장, 손창석 경영지원본부장과 석승징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뿐이다. 나머지 한명은 홍필태 제휴영업본부장으로 SK텔레콤 출신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환카드가 카드업력이 오래되다보니, 직원들의 나이나 경력 등이 하나SK카드 출신 직원들보다 많다”며 “현재 하나카드의 부서 최고 책임자들이 하나은행이나 하나SK카드 출시들로 채워지면서, 외환카드 출신 직원들이 다소 소외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하나카드 관계자는 “직원이 신규카드를 유치해 오는 것은 자율이며 회사차원의 할당은 없다”며 “‘신규고객 200만명 유치’는 영업현장의 드라이브를 걸자는 의미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부서장급에 하나은행 출신이 많다는 것은 오해인 것 같다”며 “오히려 순혈을 따지면 외환은행 출신이 더 많다. 하나SK카드는 SK텔레콤 출신, 하나은행 출신 등이 다양하게 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