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삼성증권 임원들 수기(手記) 반성문 쓴 사연

기사입력 : 2015년02월03일 08:01

최종수정 : 2015년02월03일 18:15

[뉴스핌=홍승훈 기자] 윤용암 사장(사진)이 삼성증권 수장으로 부임하면서 자사 임원들에게 지시한 '반성문'이 증권가 안팎에서 화제다. 더욱이 컴퓨터 자판 입력 등을 통한 문서파일도 아니고 임원들이 직접 손으로 반성문을 쓰게 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삼성증권 한 관계자는 "사장님이 최근 일부 임원들에게 반성문을 제출하게 했다"며 "리테일 고객자산 이탈과 고액자산가 수익률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안 됐다는 점이 대노(大怒)한 이유"라고 귀띔했다.

특히 반성문 작성시 손으로 직접 쓰게 했다는 점에서 삼성 내부 뿐 아니라 증권업계서도 상당히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난달 27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공식 취임하기도 전에 윤 사장이 이처럼 내부 임직원에 대해 고삐를 단단히 틀어쥔 것은, 최근 수년간 자산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리테일 고객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가 8만명을 웃돌며 업계 최고 수준.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도 삼성증권의 이 같은 고액자산가 마케팅 전략을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윤 사장이 사장 내정 이후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적절한 자산배분을 통한 리스크 테이킹, 고객 수익률 관리 등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봤고, 급기야 수기 반성문 지시까지 이르게 됐다는 것이 안팎의 전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삼성의 스탠스가 자산이탈보다는 고객수익률을 강조하는 분위기"라며 "이번에 시말서 성격의 반성문도 규모 대비 수익률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으니 이를 타이트하게 관리하겠다는 취지인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물론 삼성증권의 최근 고객 예탁자산 추이를 보면 이 같은 우려가 다소 맞지 않아 보이는 측면이 있다.

교보증권이 지난달 19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분기별 예탁자산은 2013년 2분기 다소 주춤했지만 중장기 흐름에서 꾸준하게 증가추세에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엔 매분기 10조원 가깝게 예탁자산이 늘며 최근 140조원에 이르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작년 하반기 삼성SDS와 제일모직 등 대어급 공모주가 이어지며 고객청약자금이 밀려들었고, 최근 후강퉁 거래 점유율에서 삼성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하며 고객자금 유입이 컸던 측면도 있지만, 삼성의 충성도 높은 고객 역할이 컸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증권 고객 중에는 삼성 계열사 임직원들이 많아서인지 로얄티와 충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상품 수익률에 실망해도 급격한 자산 이탈은 의외로 적다"고 분석했다.

사실 최근 수년간 삼성증권이 업계내에서 주력으로 팔며 성공적인 마케팅이라고 불리웠던 주요 금융상품, 즉 30년물 국채나 물가연동채권, 브라질국채 등을 보면 고객 자산배분전략으로 자산관리 영업의 강자라고 하기에 다소 쑥스러운 면도 있었다.

2012년부터 고금리에 비과세 혜택을 무기로 고액자산가들에게 큰 관심을 받으며 5조원 넘게 팔린 브라질국채. 하지만 이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에 금리가 상승하며 채권가격이 하락했고,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급락하면서 수익률이 망가졌다. 당시 브라질국채 판매 부동의 1위가 삼성증권이었다.

이후 삼성증권이 전면에 내세운 상품이 국고채 30년물이었다. 첫 발행에 대한 호기심에 더해 기관들이 당시 저성장 고령화 등을 근거로 마케팅에 주력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이 또한 얼마 후 금리가 상승기로 접어들면서 상당수 투자자들이 손절매할 수밖에 없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삼성증권 등 일부 회사들이 저금리를 근거로 이익 가능성이 높다며 30년물을 대거 팔고 이를 헤징하기 위해 물가인상시 이익이 나는 구조인 물가연동채권을 같이 팔았는데, 결과적으로 물가는 내리고 금리는 올라버린 상황이 2013년~2014년초까지 이어졌던 것. 삼성증권은 당시 국고채 30년물을 2.8%~2.9%에 팔았는데 이 금리가 3.9%까지 1%포인트나 올랐으니 결과적으로 30년짜리를 연간으로 계산할 경우 30%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물론 최근 이 같은 수익률은 어느정도 회복되긴 했지만 30년물은 장기투자 기관이 적절하지 개인 대상으로 마케팅할 상품 성격은 아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처럼 고객자산만 많았지 고객수익률에서 변변치 못한 상황을 이어오다보니 윤 사장으로서도 관련부서 임원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던질 필요가 있었다는 전언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SNI점포 직원들에게만 적용하던 핵심성과지표(KPI)의 개인 성과평가를 올해부터 일반지점에도 적용키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수기 반성문 '해프닝'에 대한 안팎의 평가는 엇갈린다. 증권사 한 CEO는 "그런 얘기(반성문)를 최근 들었다"며 "현 상황을 극복하려는 CEO 의지가 너무 강하다보니 그랬던 것 같은데 다소 과한 측면은 있어 보인다"고 언급했다.

한편, 삼성증권 관계자는 "최근 임원회의에서 고객수익률 관리 개선방안에 대해 진정성 있는 논의가 있었는데 임원들부터 실천의지를 다지자는 차원에서 임원들의 각오를 담은 결의를 각자 작성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렇게 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해 고객중심 경영을 실천하겠다는 결의가 발전돼 지난달 27일 취임식 때 임직원 전체의 실천 각오를 담은 '고객보호헌장 선포'가 나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민주 '금투세 당론' 지도부 위임 [서울=뉴스핌] 채송무 홍석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과 관련된 입장을 '지도부에 위임'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민주당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금투세와 관련해 치열한 논의를 펼친 끝에 금투세 결론과 시기에 대해 모두 지도부에 위임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뉴스핌 DB] 의견은 유예와 폐지, 시행이 팽팽했다. 다만 지난 금투세 정책토론에서 거의 없었던 폐지 의견도 유예 의견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 다만 이는 의원총회에서 입장을 표명한 의원 숫자로 투표를 통한 것은 아니다. 보완 후 시행을 주장한 의원들은 2년 전 여야가 합의를 해 국민들께 보고된 사안이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적 의견과 함께 유예나 폐지 입장을 정하면 상법 개정을 추진할 지렛대를 잃는다는 우려를 제기한 의원도 나왔다. 유예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다음 정부에서 결론을 내도록 유예하자는 의견이 다수였다. 다만 2년을 유예하면 대선 직전에 해야 하는 문제가 있으며, 3년 유예 시 총선 직전으로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는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의원들은 다만 유예하더라도 22대 국회에서 책임지는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예 내지 폐지를 주장한 의원들은 현재 증시가 어려운 시기고 손해를 본 사람이 많아 정무적으로 고민이 필요한 상황으로 합의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폐지 의견을 낸 의원들은 유예 역시 개정안을 내야 하는데 여기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모든 정치적 책임을 민주당이 지게 된다며 불확실성 제거 차원에서 폐지하고, 대선 공약 등으로 새 약속을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의총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 있었지만, 다수 의원이 지도부 위임에 동의했다. 이재명 대표가 금투세와 관련해 유예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는 상황이어서 민주당은 금투세 유예 방향을 정할 가능성이 높다.  dedanhi@newspim.com 2024-10-04 12:53
사진
레바논 긴급 방문한 이란 외무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있는 레바논을 예고 없이 방문해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날 오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라피크 하리리 국제공항으로 입국해 나지브 미카티 총리 등 레바논 정부 지도부를 만났다. 지도부와의 회동을 마친 장관은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이 우리에게 어떤 조치나 행동을 취한다면, 우리의 보복은 이전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재보복 움직임에 경고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사진=로이터 뉴스핌] koinwon@newspim.com 그는 이어 "이란은 공습을 계속할 의도가 없다"면서도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한 일말의 행동에 나선다면 분명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국의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서는 "우리가 공격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란 영토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대사관 등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군사·안보 시설을 합법적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을 위한 어떤 움직임도 이란은 지지하지만, 가자지구의 휴전과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긴급 방문은 중동 '저항의 축'의 주축인 이란이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 약 180발을 쏘며 대규모 공습을 가한 후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것이라 천명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란 고위 관리가 레바논을 찾은 것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한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3일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언하고 레바논 남부 등에 대규모 공습을 진행해 왔다. 이어 27일에는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를 표적 공습, 살해한 데 이어 30일에는 레바논 남부에 병력을 투입하며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지상전에 돌입했다. 이에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와 이란 혁명수비대 작전 부사령관 아바스 닐포루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koinwon@newspim.com 2024-10-05 00:0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