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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꿈을 잃고 방황하는 청춘에게…'내 심장을 쏴라'

기사입력 : 2015년01월27일 09:57

최종수정 : 2015년01월27일 09:57

영화 ‘내 심장을 쏴라’에서 브로맨스를 펼친 배우 이민기(왼쪽)와 여진구 [사진=㈜이수C&E·리틀빅픽처스]
[뉴스핌=장주연 기자] 그 누구보다도 자유를 갈망하지만, 갇혀 있을 수밖에 없는 승민(이민기)은 수리정신병원을 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스스로를 억압하고 자기 안으로 숨어버린 수명(여진구)은 그런 승민을 이해할 수 없다. 그렇게 평생 변하지 않을 거 같던 승민과 수명, 하지만 전혀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던 서로의 모습을 통해 두 사람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영화 ‘내 심장을 쏴라’(제작 ㈜주피터필름, 제공·배급 ㈜이수C&E·리틀빅픽처스)는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정유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문제용 감독은 전체적인 스토리는 물론이요, 가벼운 유머 속에 담긴 묵직한 메시지, 그리고 독자들의 마음을 관통했던 감동까지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겼다. 특히 문 감독은 ‘청춘들이여 깨어나라’는 정유정 작가의 원작 메시지를 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다만 그 탓에 종종 낯간지러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주옥같은, 책을 읽으면서는 분명 어딘가에 옮겨 적어놓았을 법한 (예를 들면 “무지개를 넘는다는 건 누구에게나 처음엔 낯설고 두려운 일이다”, “내 시간 속에 온전히 나일 수 있는 것. 그게 나한테 삶이고 사는 거야”, “이제 빼앗기지 마. 네 시간은 네 거야” 등의) 대사들이 배우들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다 보니 다소 오글거리는(?) 경향이 있다.

활자를 영상화하면서 발생한 불편한 점은 또 있다. 수리정신병원 환자에게 자행되는 폭언과 폭력, 그리고 성희롱 장면들이다. 영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스토리 전개와 캐릭터 설명 과정에서 완전히 덜어낼 수도 없는 노릇. 원작보다 확실히 축소되고 전체적으로 밝은 느낌을 유지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글이 아닌 영상으로 펼쳐지다 보니 관객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반면 이민기와 여진구의 케미스트리는 기대 이상이다. 실제로는 띠동갑인 두 사람은 영화 속에서 스물다섯 동갑내기로 나온다. 우려와 달리 이민기와 여진구는 위화감(?) 없는 비주얼과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열연으로 12살 나이 차이를 극복한다. 물론 소설 속 수명과 여진구의 접점을 찾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긴 하나 여진구의 색깔을 입힌 수명은 원작과 전혀 다른 듯, 닮은 캐릭터로 재탄생, 원작에서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재미를 안긴다.

탄탄한 조연진들도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오지라퍼 김용 역의 김정태, 승민이 껌딱지 만식 씨 역의 김기천, 야매도사 십운산 선생 신구, 우울한 청소부 역의 박충선까지 최고의 신스틸러들이 영화에서 제 몫을 해낸다. 특히 최기훈 간호사 역의 유오성과 악질 보호사 점박이 역의 박두식은 (다른 의미에서의)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 ‘내 심장을 쏴라’ 스틸 컷 [사진=㈜이수C&E·리틀빅픽처스]
앞서 문 감독은 “우리 영화는 땅바닥에서 시작해서 하늘에서 끝나는 작품이다. 축축한 땅바닥에서 살지만, 마음속에는 맑은 하늘같은 꿈이 있을 텐데 그 꿈을 잊지 잃지 말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영화는 그 바람을 품고 처음부터 끝까지, 충실하게 청춘을 위로한다. 덕분에 영화를 보는 청춘들은 이러한 문 감독과 정 작가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읽을 수 있다. 동시에 청춘이었던, 그리고 청춘이 될 모든 이들 역시 그들이 건넨 위로의 손길에서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 오는 2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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