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정책회의에 온 시선 쏠려…부양책 규모가 관건
[뉴욕=뉴스핌 서우석 기자] 이번 주에도 증시 투자자들은 골머리를 앓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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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출처: 블룸버그통신] |
지난 주 다우지수는 1.3%, S&P500지수는 1.2%, 나스닥지수는 1.5%씩 하락했다. 지난 금요일(16일)에 소비자 심리지수가 새해 들어 크게 개선되고 유가가 다소 안정을 찾은 데 기대 반등했지만 전일까지만 해도 5거래일 내리 후퇴했었다.
뉴욕증시가 3주 연속 하락세를 거듭하며 지난달 29일 작성한 사상 최고치에서 3% 이상 거리가 벌어지고 있는데다 새해 들어 여러 악재 속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불안한 것은 시장이 방향성 없이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도 바닥을 찾지 못한 유가나 대형 은행들의 실적 실망감, 소비자들의 연말 지출 규모 감소, 환율방어를 포기한 스위스 중앙은행(SNB)의 깜짝 발표 등은 모두 예상에 없던 시나리오다.
지난 연말 20배였던 벤치마크 S&P500지수의 선제 주가수익비율은 시장의 매도세로 지난 16일 16배로 떨어지며 한층 적절한 수준을 보였다.
이쯤되면 저가 매수 기회가 찾아왔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투자자들은 머뭇거리고 있다. 원유와 구리 등 상품시장의 붕괴가 매수 신호인지, 아니면 매도 신호인 지 가늠을 잡지 못하고 있는데다 극심한 변동성은 투자자들이 불분명한 증시의 하락 요인에 더욱 불안해 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아울러 달러 강세는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달러는 지난 16일 유로화 대비 11년래 최고치를 보였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지수는 지난해 6월 이후 16%나 올랐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하락 압박을 가하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에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강화되지만 해외 시장에서 미국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증시에서 빠져나가는 '자금 대이동'도 심상치 않은 흐름이다. 톰슨 로이터의 리퍼 서비스에 따르면 일반 및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 14일로 마감된 한 주 동안 주식펀드에서 자금을 유출해 채권펀드로 이동시켰다. 이 기간중 주식펀드에서 41억달러가 흘러나간 반면 채권펀드로는 43억달러의 순 자산이 유입됐다.
이런 가운데 19일 연방 공휴일(마틴 루터 킹 데이) 휴장으로 거래일이 하루 단축된 이번 주 증시는 내부에서는 주된 촉매제를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산한 미국의 경제지표 일정 가운데 결정적인 임팩트로 작용할만한 것이 거의 없는 데다 모건스탠리, IBM, 존슨앤존슨 등을 필두로 4분기 어닝 시즌도 본격화되지만 시장에 별다른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진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톰슨 로이터 데이터에 따르면 S&P500 대기업들의 4분기 기업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5% 개선되는 데 그쳤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1일의 전망치는 11.2%에 달했었다.
특히 기업들이 최근 줄이어 향후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실적에 대한 기대보다는 오히려 우려감이 커지는 양상이다.
시장의 포커스는 이번 주 중후반에 유럽을 향하게 된다. 22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회의는 지표나 실적을 뒤로 미루며 사실상 이번 주 최대 이벤트다.
스위스의 통화 가치 방어 포기로 이번 ECB 회의에서 국채 매입 프로그램, 이른바 전면적인 양적완화(QE)가 발표될 것이란 기대감이 더욱 고조된 가운데 실질적인 프로그램 규모에 따라 증시의 등락이 결정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의 선임 증시 전략가인 스콧 렌은 "나는 ECB가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지만 부양책 규모가 시장이 바라보고 있는 1조유로가 아닌 5000억유로 수준에 머무른다면 실망감을 안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해 ECB의 대차대조표를 2012년 수준으로 끌어올리길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실현하려면 QE 규모는 최소 1조유로를 넘겨야 한다.
[뉴스핌 Newspim] 서우석 기자 (wooseok74@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