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부채탕감 결사 반대" vs 유로존 "타협 가능"
[뉴스핌=김성수 기자] 알렉산더 스툽 핀란드 총리가 그리스 부채 탕감에 강력한 반대 의견을 개진해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의 새로운 장애물로 주목받고 있다.
알렉산더 스툽 핀란드 총리 [출처: 위키피디아] |
총리의 발언은 오는 25일 예정된 그리스 조기 총선에서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승리가 예상되는 가운데 나왔다.
스툽 총리는 "그리스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는 것은 원치 않는다"면서도 "그리스가 내놓은 일부 정책에 대해 핀란드가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히는 것은 합당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시리자당은 부채 50% 탕감과 긴축조건 축소 등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그리스의 채권단 트로이카가 사실상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고 있다.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는 그리스 긴급구제 조건을 완화하고 부채 부담도 줄여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스툽 총리는 치프라스 대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그리스가 부채 상환을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는 "핀란드는 지난 4년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일치단결해 왔다"며 "그리스가 부채 탕감 등의 편향된 시각을 갖는 것은 현재 고군분투하는 핀란드에 정치·경제적으로 불가능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되돌릴 방법은 없다"며 "그리스의 새 정부가 이미 정해진 조건을 바꾸려 한다면 우리도 강경한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FT는 유로존 내부에서는 핀란드의 반대만 없다면 그리스 구제금융을 연장하고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에 관여하는 유로존의 한 고위 당국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진짜 문제는 그리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며 "핀란드만 아니라면 그리스와 합리적인 선에서 타협을 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유로존 당국자들은 핀란드가 유럽연합(EU) 내부 논의에서도 매우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앞서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지난해 12월 그리스의 구제금융을 2개월 늘려 오는 2월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대다수 유로존 당국자들은 그리스의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6개월 연장안을 지지했으나, 핀란드만이 1개월 연장을 주장해 2개월로 결론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