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주 투자성향 변화, 증시 활황 촉진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자본시장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후강퉁(상하이-홍콩 주식 교차매매) 거래가 17일로 만 한 달을 맞았다.
후강퉁 거래 시작 후 시장의 분위기는 애초의 예상만큼 뜨겁지는 않았다. 첫날을 제외하고는 중국 금융당국이 정한 거래 한도액을 크게 밑도는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졌고, 그나마도 외자의 상하이증시 투자인 후구퉁에 거래가 집중됐다.
그러나 전망은 밝다는 것이 중국 증시 전문가와 주요 매체의 평가다. 우선 중국 증시가 활황장으로 전진 중이고, 후강퉁 제도가 중국 자본시장의 투명성 제고와 시장 질서 확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중국 금융당국도 후강퉁 거래 관련 제도를 지속해서 개선,보완하고 있다.
◆ 후강퉁시대 A주 투자 성격 변화...대형 우량주 선호
후강퉁의 열기가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지만, 이 제도가 중국인의 주식투자 성향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는 성공했다.
A주는 후강퉁 거래가 시작된 후 3일 뒤인 11월 20일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21일 인민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한 후 파죽지세의 상승장을 연출했다. 12월 16일 기준, 상하이종합지수는 23.28%가 올랐고, 선전성분지수도 29.71%가 상승했다.
11월 17일 이후 상하이종합지수는 단 6일 하락했고, 12월 8일에는 2011년 4월 25일 이후 처음으로 3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주목할 대목은 주가지수 상승뿐만이 아니다. 중국 증시에서 외면을 받았던 대형 우량주 종목에 투자금이 몰리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반면 그간 주요 투자 대상이었던 중소형 테마주는 오히려 외면을 받고 있다.
저평가 우량주로 외국인 투자자가 주목했던 증권사, 은행, 보험 등 금융권 상장사의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일례로 초상증권과 중신증권은 최근 한 달 주가가 각각 125. 53%와 93.56% 올랐다.
중국의 유명 펀드업체인 난팡펀드(南方基金)의 양더룽(楊德龍) 수석애널리스트는 "후강퉁 투자 시대를 맞아 중국 투자자들의 투자철학도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 열기가 기대 이하이긴 했지만 후강퉁 거래에 참여한 외자는 우수한 투자성과를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에 따르면, 11월 17일!12월 16일 21일간의 거래일 동안 후구퉁(후강퉁 거래 중 홍콩자본의 상하이증시 투자)을 통해 A주에 투자한 외자의 평균 수익률은 13%에 달했다. 총 수익규모는 34억 3300만 위안으로, 이들 외자가 하루 평균 1억 5600만 위안(약 275억 6000만 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 한국인 관심종목 대부분 상승, 후강퉁 향후 '기상 맑음'
국내 기관투자자와 개인 투자자가 관심을 가졌던 후강퉁 종목도 대부분 주가가 올랐다. 11월 17일 후강퉁 거래 첫날 한국 투자자가 주로 거래한 13개 종목(표 참조)의 최근 한 달 주가 변화를 살펴본 결과 화장품 종목인 상하이자화(상해가화연합, 600315.SH)와 제약사 톈스리(천진천사력제약, 600535.SH)를 제외하고는 모두 주가가 올랐다. 주가상승폭은 최저 5.47%에서 최대 93.56%로 종목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상하이자화와 톈스리의 주가 하락폭은 각각 7.48%와 0.17%이다.
중국 증시 전문가들은 후강퉁 시장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 위안화 국제화 가속 ▲ 후강퉁 거래 요건 완화 ▲ 후강퉁 거래 종목 확대 ▲ 거래제도 개선 ▲ 주식등록제 시행 등 중국 정부가 증시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지속하고 있고, 자본시장의 중심도 증시로 이동하면서 후강퉁 거래가 점차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