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핵 개발이 분단된 한반도 뿐 아니라 동북아 최대의 불안 요인이자 세계 평화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8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7차 세계정책회의(WPC) 개회식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세계가 보다 평화롭고 안전한 미래로 나가기 위해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 신뢰와 협력의 틀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동아시아 지역은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국제사회의 변방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세계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중일 3국이 세계 총생산의 25%, 세계무역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이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동아시아의 풍부한 잠재력은 실업문제와 빈부격차 해소, 기후변화에 따른 대규모 자연 재해, 테러와 사이버 안보 등 세계적 난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지금의 동아시아는 경제적 상호의존의 심화와 협력의 필요성 증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치적 상호 불신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동아시아가 더 큰 발전을 이루는데 있어서나 국제사회가 직면한 범세계적 도전들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역내 다자협력의 한계요인으로서 무엇보다 먼저 국제적인 추세를 거스르고 핵무기 개발을 고집하는 북한을 들지 않을 수 없다"며 "북한의 핵 개발은 분단된 한반도 뿐 아니라 동북아 최대의 불안 요인이자 세계 평화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핵개발과 경제건설 병진이라는 도저히 양립될 수 없는 모순된 정책을 펼치면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인도적 상황을 악화시켜 왔다"며 "지난 11월 18일 유엔총회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이 가결되자 북한은 초강경 대응을 선포하며‘핵전쟁’을 언급하는 등 또 다시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함께 박 대통령은 동북아 주요국간 역사문제와 영토와 해양을 둘러싼 대립과 긴장도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현재 동아시아가 직면한 심각한 긴장과 갈등은 19세기말 유럽의 상황에 비유되기도 하고 이른바 ‘지정학의 귀환(return of geopolitics)’이 현실이 되었다고 말하기도 한다"며 "이러한 불신과 갈등을 상호신뢰의 협력구도로 바꾸는 것이 진정한 ‘아시아 세기’를 여는 열쇠가 된다"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동아시아가 안고 있는 갈등의 기저에는 신뢰의 결핍이 자리잡고 있다"며 "따라서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추구하는 ▲한반도에서의 신뢰구축 ▲동북아에서의 신뢰회복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추진등의 세 가지 방향의 '신뢰외교(trustpolitik)' 구축 목표를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그리고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조화롭게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해양과 대륙의 교차점인 한반도에 신뢰와 평화의 통로가 열리게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엇보다도 박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 통일은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동북아 시대를 열고 유라시아를 넘어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한 글로벌 거버넌스 강화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며 "통일은 한국뿐만 아니라 동북아를 넘어 세계 인류에게‘대박’이 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프랑스판 다보스 포럼을 표방하는 세계정책회의(WPC)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프랑스국제관계연구소(IFRI)가 지난 2008년부터 주최해 온 국제정책 포럼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