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기술직은 '전공 점수', 영업·경영지원직은 '직무 에세이' 작성
[뉴스핌=김선엽 기자] 5일 삼성그룹이 발표한 채용제도 변경에 있어서 핵심은 기존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시험에 앞서 직무적합성평가가 도입된다는 점이다.
삼성은 그동안 지원자의 출신학교나 학점 등 소위 스펙을 따지지 않고 누구나 SSAT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 공채부터 직무적합성평가가 도입됨에 따라 이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에 대해서만 SSAT 응시자격을 부여한다.
직무적합성평가는 직군별로 다르게 진행되는데 연구개발·기술 ·소프트웨어직군은 전공능력 위주로 평가한다. 즉 대학에서 관련 전공과목을 얼마나 다양하고 심도깊게 들었는가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수한 전공과목수, 전공과목의 난이도, 해당 과목의 학점 등이 기준이 된다.
삼성그룹 이준 미래전략실 커뮤이케이션팀장 팀장은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수학이나 물리 같은 기초 과목을 포함해서 심화과정까지 폭넓게 공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학점 평가에 있어서 수도권대/지방대 등 학교별 차이는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학점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특별히 감점 조치를 취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준 팀장은 "학점 인플레가 당장은 통할지 몰라도 (삼성에) 들어와서 업무성과를 못 내면 학점 인플레가 있는 대학과 기업의 신뢰 관계가 형성되지 않을 것"이라며 "대학에서 운영하는 학점제도를 신뢰한다는 전제하에 이번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업과 경영지원직군은 직무 에세이가 도입된다. 전공과 무관하게 다양한 전공의 지원자들이 지원하기 때문에 평소에 지원자가 그 분야에 얼마나 관심을 가졌는가를 에세이에 녹여서 제출하면 선발위원들이 그 내용을 평가해 선발하는 것이다.
다만 글짓기 능력 자체를 평가하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경험들을 했다는 것을 실제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적시해서 표현해야 한다.
이준 팀장은 "글을 유려하게 쓰면 통과되는 것이 아니라 글 안에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에세이 속 사례에 대한 사실여부 검증도 진행되는데 SSAT 시험 합격자에 한해 실시되는 심층면접을 통해 이뤄진다.
이준 팀장은 "영업직군의 경우 종일 면접, 1박 2일 면접 등을 실시할 예정이므로 이런 면접과정을 통해 직무 에세이의 사례들에 대해서 검증을 하고 허위여부는 걸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