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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편견을 깨고 아름다움을 보다 '봄'

기사입력 : 2014년11월07일 09:00

최종수정 : 2014년11월07일 15:27

 

[뉴스핌=장주연 기자] 1960년대 말, 민경(이유영)은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남편의 전사소식을 듣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 소식을 전하러 온 남자는 집에 눌러앉아 폭군처럼 군림한다. 혼자 힘으로 아이 둘을 먹여 살리느라 슬퍼할 틈도 없이 바쁘게 살던 어느 날, 그 앞에 단아하고 고운 여인 정숙(김서형)이 찾아와 누드모델 일을 제안한다.

정숙이 민경에게 누드모델 제안을 한 건 최고의 조각가로 명성이 자자했던 남편 준구(박용우)를 위해서다. 병을 얻으면서 고향으로 낙향한 준구가 작업도 접고 삶의 의지마저 꺾인 채 무의미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 기대의 끈을 놓지 않은 아내에게 떠밀려 오랜만에 작업실을 찾은 준구는 민경을 보고 다시 작품을 향한 의지를 불태운다.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스토리다. 주연배우 박용우의 말처럼 ‘봄’은 조각가와 누드모델이란 소재가 주는 선입견, 예를 들면 육체적 사랑과 집착 등 자극적인 이야기가 따라올 거라는 생각을 과감하게 빗겨나간다. 단순 치정멜로가 아닌 한 예술가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며 관객들을 향해 진정한 아름다움과 삶의 의미에 대해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그렇기에 영화는 신선하고, 또 그만큼 따뜻하다.

이유영의 노출이 불편하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다. 극중 이유영은 누드모델이라는 설정 아래 전라노출을 감행한다. 그간 ‘은교’ 김고은, ‘짓’ 서은아, ‘인간중독’ 임지연, ‘마담뺑덕’ 이솜 등 20대 신예 여배우들은 수위 높은 노출로 화제를 모았다. 실로 영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도 그들의 파격 노출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다르다. 자극적이거나 폭력적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몸이 주는 아름다움이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물론 여기에는 이유영의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도 큰 몫을 했다. 실제 ‘봄’ 시나리오를 보고 조근현 감독을 직접 찾아갈 만큼 당찬 구석이 있는 그는 자신의 끼를 스크린 속에서 마음껏 발산한다. 당당한 노출 연기뿐만 아니라 사투리 연기까지 나무랄 데 없다. 민경의 억척스러움과 생기 넘치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오가며 탁월한 캐릭터 소화 능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고독한 예술가의 옷을 입은 박용우의 섬세한 연기와 그간의 이미지에서 완전히 탈피한 듯한 김서형의 차분한 내면 연기가 더해지며 영화는 힘을 얻는다.

조 감독의 전작 ‘26년’(2012) 속 배우들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영화에는 ‘26년’의 주역 한혜진, 임슬옹, 배수빈, 진구 등이 차례로 깜짝 출연한다. 특정 출연자의 카메오 출연을 질투(?)한 배우들 덕에 없는 캐릭터도 만들어야 했다는 재밌는 후문만큼이나 즐겁고 반가운 등장이다. 이들의 등장은 다소 무거워진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극의 또 다른 의미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한편 ‘봄’은 지난 1월 산타바바라 국제영화제 인터네셔널 컴피티션 부문 초청을 시작으로, 아리조나 국제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밀라노 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여우주연상, 최우수 촬영상, 달라스 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촬영상, 마드리드 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또한, 지난 8월 광주 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선정됐으며, 도쿄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월드 포커스 섹션에 초청되는 등 이미 국·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오는 20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사진=㈜스튜디오후크 제공]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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