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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카트' 문정희 "공감하고 위로받는 영화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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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김학선 기자] 그간 봐온 배우 문정희(38)는 언제나 자신의 영화 홍보에 적극적인 사람이었다. 의무적으로 이어지는 일정들에 피곤할 법도 한데 지친 기색은커녕, 그 누구보다 밝은 표정으로 자리를 빛냈다. “에너지를 많이 얻었다. 정말 고마운 동생”이라고 입을 모으던 송윤아와 염정아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는 그와 잠깐만 마주해도 단박에 알 수 있다. 어디 그뿐이랴. 때때로 영화가 좋은 성과를 거두면 선뜻 먼저 나서 감사 문자를 보낼 만큼 따뜻한 사람이기도 하다. 진심으로 작품을 대하고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는 배우랄까.

그래서인지 그를 만나는 발걸음은 언제나 가볍고,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저절로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아마 영화 ‘카트’가 유난히 따뜻하게 다가왔던 이유도 그의 간절한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리라.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마마’에서 워로맨스(Woman+Romance) 열풍을 일으켰던 문정희가 스크린으로 고개를 돌렸다. 상업영화 최초로 비정규직 노동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카트’는 대형 마트의 비정규직 직원들이 부당해고를 당한 이후 이에 맞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문정희와 ‘카트’의 인연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제작사 명필름 심재명 대표에게 ‘카트’ 시나리오를 처음 건네받은 그는 영화에 금세 매료됐다. 함께 해보지 않겠느냐는 심 대표의 제안을 수락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고발성이 아닌 우리네 이웃의 이야기로 풀었다는 점이 특히 그를 흔들었다. 문정희는 그렇게 싱글맘 비정규직 혜미로 더 마트의 유니폼을 입었다.

“의미 있는 작품이에요. 그래서 이건 캐릭터가 아닌 영화가 가진 의미와 덕, 그 메시지를 보이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죠. 물론 처음에는 혜미의 삶이 나와야 하는 거 아닐까, 캐릭터의 풍성함이 부족하지 않나 싶어서 (부지영) 감독님께 생활적인 부분을 넣자고 했어요. 하지만 그러면 전체적으로 너무 영화가 질척대고 스피드 면에서도 떨어지는 거죠. 그들이 함께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그 정당성에 포커스를 두는 게 맞는다고 했고 저 역시 동의했어요. 영화를 보니까 확실히 좋더라고요(웃음).”

영화에는 문정희를 비롯해 김영애, 염정아, 황정민, 천우희 등 저마다 아픔과 사연을 지닌 사십여 명의 더 마트 직원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들은 실제 영화 촬영장에서도 하나가 돼 함께 생활했다. 촬영 기간의 절반 이상 합숙한 것은 물론, 대기실도 함께 쓰며 시간을 공유했다. 왕언니(?) 김영애가 직접 떡볶이를 해주고, 염정아가 대기실 청소에 가장 먼저 앞장서면서, 그렇게 서로 재고 따질 줄 모르는 이들이 모여 진짜 하나가 됐다.

“다들 적극적이고 털털하셨죠. 까다로운 배우가 없었어요. 보통 여배우들이 그렇게 많이 모이면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도 있잖아요. 근데 다들 경력도 오래됐고 이런 의미 있는 작업을 공통분모로 잘해보자는 분위기가 있었죠. 돌아가면서 밥도 해먹고 청소도 하고 모두가 똑같은 사람이었어요. 정말 마트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 같았죠. 같이 술도 마시고 건강 팁도 공유하고 연기적인 고민도 나누기도 했고요. 나중에는 가족끼리도 친해지니까 정말 답도 없더라고요. 그냥 무장해제에요(웃음).”

촬영 현장 분위기를 전하면서도 중간중간 영화 칭찬을 이어가는 그에게 혹, 영화 속 더 마트 직원들의 마음을 이해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당연하다”며 고개를 끄덕이던 그는 이내 살사 댄서로 활동하던 때부터 무명 배우 시절을 회상했다.

“제가 살사 공연을 오래 했잖아요. 공연하면서 부족한 생활비는 레슨하면서 많이 벌었죠. 그때도 돈 떼먹는 일은 너무나 많고 댄서를 업신여기는 경우도 많았어요. 남녀가 함께 춤을 춘다고 성적 모욕을 주기도 하고 광대 취급을 하기도 했죠. 보장받지 못한 채 내 직업을 이어가는 상황이라 언제나 불안감도 있고요. 근데 이게 비단 저만의 고충이 아니라 비일비재하더라고요. 어떤 포지션이든 경험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배우들 역시 꿈을 두고 나아가고 있지만, 생계가 안 되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게 현실이죠. 저 역시 그랬고요. 아마 그래서 더욱 같은 마음이 아니었나 싶네요.”

인터뷰 내내 문정희는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얼마나 크고 따뜻한지 몇 번이고 강조했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 문제’라는 소재가 과연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고 올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컸다. 흥행에 대한 욕심은 아니었다. 다만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에게 영화의 의미가 전달되길, 그래서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따뜻해지길 원하는 그의 진심이자 바람이었다.

“너무 사회 문제로 무겁게 접근하지 않았으면 해요. 주제가 무겁다고 꺼리는 분들도 있을 텐데 저희 영화는 공감하고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전 영화가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힘이 분명 있다고 봐요. 어떤 사회적인 문제, 팩트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문화적 코드가 제일 빠른 듯해요. 그래서 영화 홍보하면서 좀 호소하는 입장이기도 하고요. 절 봐달라기 보다 이런 의미를 많은 분과 나눠 가지고 싶은 거죠.”

아마 지금 이 순간도 ‘카트’ 홍보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을 문정희는 곧바로 또 다른 영화 홍보에 들어갈 예정이다. ‘카트’ 개봉 일주일 후 김상경과 부부호흡을 맞춘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가 개봉을 앞둔 것. ‘아빠를 빌려드립니다’의 개봉이 예기치 않게 미뤄지면서 그는 쉴 새 없이 11월을 보내게 생겼다.

“어쩌다 보니 드라마에 영화까지 연이어 인사를 드리네요. 뭐 운이 좋았죠. 여배우가 하기에는 거친 역할을 해서 그런가요?(웃음) 사실 저도 몰랐는데 요즘 여배우 기근 현상이 심하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아무래도 여배우가 가진 한계는 분명 있죠.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요. 하지만 여배우를 이용한 콘텐츠가 많이 없는 것도 사실이죠. 드라마든 영화든 나오면 충분히 많이 보여줄 수 있을 듯한데 아쉬운 마음이에요. 그래도 여성들이 주를 이뤘던 ‘마마’, ‘카트’가 좀 계기가 돼서 이런 작품이 많아지지 않을까 바라봅니다(웃음).”


“(염)정아 언니 덕에 ‘마마’라는 좋은 작품을 만났죠”

앞서 잠깐 말했듯 문정희는 ‘마마’ 송윤아에 이어 ‘카트’ 염정아와 함께 워로맨스를 펼친다. 남성 못지않은 여성들의 뜨거운 우정과 의리를 그린 그는 실제로도 송윤아, 염정아라는 좋은 언니를 얻었다. 이러다가 여성 의리의 대표 아이콘이 되겠다는 농에 “그러게 이상하게 상황이 그렇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어쩌다 ‘마마’랑 ‘카트’가 연이어 붙어가서 그렇게 돼버렸네요. 사실 ‘마마’가 처음 들어왔을 때 성공사례가 별로 없는 드라마라 손사래 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한국에서 여자들끼리 우정과 의리를 그린다는 게 쉽진 않잖아요. 하지만 그래도 요즘 시대에는 많은 분이 공감할 거라고 믿었어요. 잘되면 ‘델마와 루이스’ 느낌이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잘못하면 막장이 되긴 했겠지만요(웃음). 거기다 무조건적인 여자들의 우정이 아니라 자아실현 이야기가 담겨서 많은 사랑을 주신 듯해요. ‘마마’ 같은 경우에는 평범한 주부, 엄마 아내로서의 한 여자에게 또 다른 자아를 심어준 거잖아요. 그 라인이 너무 매력 있었죠. 

사실 이제 와 말하지만 제가 이걸 하기 전에 ‘카트’를 이미 찍었었잖아요. 그래서 (염)정아 언니에게 조언을 구했죠. 언니가 좋을 듯하고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잘됐고요. 물론 여기에는 드라마를 잘 써준 작가님 덕도 있지만, 송윤아 선배가 케미(Chemi, 미디어 속 주인공이 현실에서도 잘 어울리는 것을 상징하는 신조어)를 잘 만들어줘서 그런 것도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두 작품을 통해 좋은 언니들을 얻어서 너무 기쁘네요.”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김학선 기자 (yooks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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