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산금리 구조…가산금리 산출 기준 모호
[뉴스핌=정탁윤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로 추가 인하하면서 은행 예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대출 금리는 덜 내려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보험사의 보험료를 담보로 한 보험계약대출 역시 10%대의 고금리로 초저금리 시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보험계약대출은 연금보험이나 저축성보험 등 계약자가 낸 보험료를 담보로 보험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통상 보험을 해지했을때 받는 해지환급금의 50~90%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보험계약자의 저축성보험 적립액이 1000만원, 중도해지 환급금이 700만원이라면, 적어도 350만원에서 최대 63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은행이나 제2금융권과 달리 까다로운 대출심사나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어 급전이 필요할 때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보험료를 담보로 제공하는데도 가산금리가 은행의 담보대출 금리보다 1%포인트 정도 높다는 점이다. 보험계약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예정·공시이율)에다 가산금리를 합쳐 산출하는데, 기준금리는 보험 만기나 해약 시 지급될 보험금이나 해약환급금 산출에 적용되는 적립이율이다.
여기에 보험사가 대출업무와 관련해 들어가는 인건비나 판매비, 관리비 등 추가로 들어갈 비용을 계산해 덧붙이는 금리가 바로 가산금리다. 연 8% 금리를 받기로 한 보험계약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다면, 8%에다 가산금리 2.5%를 더한 10.5%가 대출 이자가 되는 것이다. 이 가산금리가 보험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금리연동형 상품의 경우 2.5% 정도로 은행의 비슷한 성격의 대출가산금리보다 1~1.5% 정도 높다.
그러나 가산금리 산출근거가 보험사마다 다르고, 기준도 모호하다는 것이 또 다른 비판의 대상이다. 보험사의 대출 관련 운영비나 적정이윤 등을 고려해도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한 대형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00년대 이전 고금리 시대에 판매했던 상품의 대출금리가 최고금리로 반영되면서 보험사의 약관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는 것"이라며 "2000년대 이후 최근 판매된 상품의 약관대출은 은행 등과 비교했을 때 크게 높지 않다"고 해명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이 같은 고금리 보험계약대출 논란이 커지자 '보험계약대출 금리산출체계 합리화 근거'를 마련해 내년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합리적 기준없이 가산금리를 책정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금융환경 선진화 차원에서 가산금리 항목과 산출방식에 대한 투명성과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