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뉴질랜드 달러 약세로 환차손 입어...달러 강세 꺾여야 가입 추천
[뉴스핌=한기진 기자] “1년 예금금리가 3.26%나 되네요. 호주가 후진국도 아니고 괜찮은 상품 같은데….”
최근 외환은행 영업점에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달러화 예금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 우리나라 은행에서는 예금금리가 2% 안팎에 불과한데, 이들 국가의 통화로 예금하는 상품은 금리가 훨씬 높아서다.
외환은행이 판매하는 하이파이(HiFi) 플러스 외화적립 예금’에서 호주 달러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3.26%, 뉴질랜드 달러는 4.33%나 된다(7일 기준).
외환은행 외환사업부 최현호 차장은 “금리가 높다는 게 알려지면서 상품에 대해 묻는 전화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두 나라 외화예금의 인기는 위안화 예금의 그것과 배경을 같이 한다. 기본적으로 금리가 높은데다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중국보다 경제규모는 작아도 기본적인 경제 펀더멘탈이 좋다는 인식도 있다.
환차익은 최근 환율 추이만 보면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지난달 26일 원/호주달러 환율은 917원을 찍고 반등하며 최근 936원으로 상승했다. 원/뉴질랜드 달러 환율 역시 지난달 30일 818원에서 최근 836원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호주나 뉴질랜드 예금을 추천하는데 주저하고 있다. 자녀 유학비 송금 등 실제 사용처가 있는 경우에만 활용토록 조언한다. 최현호 차장은 “투자 목적이라면 고액자산가가 통화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해볼 만 하지만, 일반적인 투자자에게는 환 변동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호주 달러의 경우 강세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낮다. 7일 호주중앙은행(RBA)은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하면서 호주 달러화 가치가 높다는 점을 시사했다.
글렌 스티븐스 RBA 총재는 이날 금리결정 회의 후 “최근 미 달러화 강세에 따른 영향으로 호주달러-달러 환율이 하락했다”면서도 “호주달러화의 가치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최근 주요 원자재 가격의 하락을 고려할 때 호주달러화는 고평가된 상태"라며 "통화가치 고평가로 균형잡힌 성장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동력이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도 호주, 뉴질랜드 예금은 자산관리전문가들이 항상 주목하고 있는 상품이다. 높은 금리, 튼튼한 경제 펀더멘탈이 갖추고 있어 투자 시점만 잘 맞춘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기업은행 모 PB는 “지난해 고객들이 많이 가입했다가 환차손을 입었지만, 미국 달러화 강세가 꺾이는 시점만 되면, 그때가 가입 시기”라고 말했다.
전문가가 미국 달러화 강세가 꺾이는 시점을 콕 짚은 이유는, 이 때가 되야 호주와 뉴질랜드 달러도 강세로 전환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다만 강세 속도가 원화보다 빨라야만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데, 호주 달러가 워낙 약세여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현재 1호주 달러당 미화 0.87달러로 최근 2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호주 달러값이 오를 여력이 더 많다는 것이다.
다만 외화예금은 환헤지(위험회피)가 전혀 되지 않은 상품으로 환변동에 100% 노출돼 있어, 환차익도 환차손도 전부 투자자의 몫인 점을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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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