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한국과 베트남은 2일 120억 달러 규모의 금융협력을 통해 한국 기업의 베트남 교통·전력 인프라 건설 사업 진출을 지원키로 했다. 양국은 또 올해 안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추진하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북한과 대화를 촉진하려는 한국의 구상을 베트남이 지지한다는 공동성명도 채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국빈방한 중인 응웬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단독ㆍ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금융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베트남 기획투자부가 맺은 이 MOU는 베트남의 고속철, 메트로 건설, 에너지 등 인프라 사업에 수출입은행이 주선해 120억 달러 규모의 금융지원을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120억달러 중 100억달러는 수출금융에서, 20억 달러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에서 조성된다. 수출금융은 우리 기업이 해당 사업을 수주하지 못하면 제공되지 않고, EDCF차관도 한국기업에만 주는 것이다.
금융지원 대상 사업은 호찌민-나짱 준고속철 사업 (71억 달러), 하노이시 메트로 3·8호선(12억 달러), 호찌민시 메트로 5호선 2구간(18억 달러), 석탄화력발전설비 건설사업(19억 달러) 등이다.
청와대는 이번 MOU 체결을 통해 일본, 프랑스 등의 경쟁이 치열한 베트남의 대형 국책사업에 한국 기업이 진출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청와대는 "우리 기업이 베트남 교통인프라 구축 사업에 진출하려면 금융지원이 필요한데 이번 MOU는 이들 사업에 우리의 우선권을 공식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국은 그동안 추진해온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연내 타결을 추진키로 합의하기도 했다. 두 나라는 2012년 통상장관 회담에서 협상개시를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6차례 협상을 마무리했고, 현재 7차 협상(9월29일∼10월2일)이 진행 중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단독 정상회담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특히 경제 부분의 양국 관계 발전은 정서적, 문화적 동질성과 깊은 문화적 유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양국이 우정과 신뢰를 계속 쌓아가면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더 심화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쫑 서기장은 공동성명에서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 및 9ㆍ19 공동성명 상의 약속을 '완전히' 이행할 것을 북한에 촉구하고, 베트남 측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대화를 촉진하려는 한국의 제반 구상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