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중국)=뉴스핌 이연춘 기자] 지난 22일 오후. 중국 상하이 최고급 백화점인 지우광백화점 내 명품 마트인 후레쉬 마트(FRESH MART) 내 주류코너 정면 맨 앞에는 하이트진로의 맥주 '뉴 하이트'(New hite)와 소주 '참이슬'이 보란듯이 진열돼 있었다.
난공불락의 시장으로 알려진 중국 주류시장에 하이트진로는 '하이터쩐루'(Hitejinro:중국어 발음)을 앞세워 중국 공략을 위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현재 중국 현지인들이 한국문화에 대한 수용성이 증가하고, 한류(韓流)열풍과 더불어 한국산은 프리미엄급 수입맥주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다.
FRESH MART에서 만난 중국인 부부 왕주예씨와 치오삐시엔씨는 하이트진로의 맥주 '뉴 하이트'와 소주 '참이슬'을 장바구니에 담으며 '띵하오'를 연발했다.
주부 왕주예씨는 "하이트는 맛이 아주 상쾌하고 전 연령대에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일용품이나 화장품은 한국제품을 많이 이용하는 편인데 한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트렌디해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남편 차오삐시엔씨 "하이트는 다른 맥주에 비해 목넘김이 부드럽고 맛이 새롭다"면서 "한국 치맥도 잘 알고 있는데 한국맥주가 중국에서도 잘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한국 제품이라는 원산국 이미지를 강조한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해 고객들에게 어필 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지역별 차별화 전략을 구사해 상하이에는 도수가 높은 맥주 보다는 저도 고급맥주의 경쟁력이 높아 3.5도의 프리미엄급 맥주인 'Gold prime'과 2.8도의 저도 맥주인 'Ivy Light' 등 부드러운 거품과 깔끔한 끝맛이 특징인 맥주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하이터쩐루와 함께 입소문을 타고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반응이 폭발적이다. 하이네켄, 버드와이저 등 글로벌 맥주 브랜드 보다 좋은 자리에 진열돼 있을 정도다.
이날 상하시 송강구 문화로의 저녁 거리. 이곳은 상하이 대학가 중심거리로 한류 열풍이 뜨거웠다. 한국 치맥(치킨+맥주)을 컨셉으로 올해부터 상하이에서 영업을 시작한 '오빠치킨'업체에선 치킨과 하이터쩐루를 즐기는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곳에선 생맥주 1잔 가격은 15원(한화 2600원)으로 하이터젠루를 찾는 젊은 층이 손길이 분주했다.
이곳에선 만난 대학생 양수위(화동대학 학생) 씨는 "치킨에 맥주를 같이 먹지는 않았으나,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치맥 먹는 장면을 보고 나서 치킨에 맥주를 먹기 시작했다"면서 "중국인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치맥이 유행이라 생각한다. 그 드라마를 보고나서 치킨하면 맥주가, 맥주하면 치킨이 연상된다"고 말했다.
'우하오(동화대학 학생) 씨는 "친구들 소개로 한국 치맥을 먹으러 왔는데 참 맛있다"면서 "한국 맥주는 목넘김이 부드러워 마시기 편하고 좋다"고 말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는 "최근 한국 드라마의 영향으로 기존에 없었던 중국내 치맥 문화가 대룩을 휩쓸면서 그 어느 때보다 국산 맥주의 인기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중국에서 한국산은 수입맥주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어 뉴 하이트가 20년간 3000억병 이상이 팔린 대한민국 대표 맥주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한국제품이라는 원산국 이미지를 강조해 고객들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일본시장에서 성공한 '글로컬(Giobal+Local)' 수출 전략을 중국시장에도 도입시켜 일본 '진로' 신화에 이은 중국에서의 'Hitejinro(하이터쩐루:중국어 발음)' 신화창조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글로컬 전략이란 한국에서 검증된 맛과 품질을 바탕으로 중국 문화와 중국 고객의 입맛에 맞는 현지와 전략을 적절히 활용한 마케팅 방법이다.
한편 중국 주류시장은 연 매출 90조원에 달하며, 주종별 점유율은 맥주44%, 백주 43%, 와인 10%, 위스키 등 기타가 3%이다. 맥주의 경우 12년 연속 생산량 세계 1위인데다 수입맥주 시장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정부의 반부패 정책으로 고가 제품보다는 중저가가 잘팔린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