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무역관계 활용한 차별화된 포지션 구축"
[뉴스핌=김연순 기자] 정부가 오는 10월 중국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위안화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대중(對中) 투자 최종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또 11월에는 양국 공동으로 국내 금융회사, 중국 수탁은행 등이 참여하는 '위안화적격해외기관투자자(RQFII)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금융위원회 탁윤성 글로벌금융과장(사진)은 25일 여의도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4년 뉴스핌 중국포럼에서 '위안화 활용도 제고방안 및 향후 발전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금융위가 RQFII(위안화 적격해외기관투자자) 제도의 안정적 정착과 위안화 허브 구축을 위해 RQFII 대중 투자준비 TF(태스크포스) 운영 및 중국 정부와 직접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대중 협의방안 모색을 위해 업계·학계·법조계 등 전문가로 구성된 주제별 분과를 운영해 제도연구, 사례분석, 규제 개선사항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금융위는 지난 7월과 9월 중국증권감독위원회(CSRC), 국가외환관리국(SAFE), 중국인민은행(PBoC) 등 중국 금융당국과의 면담을 실시해 국내 금융회사들의 애로사항을 전달한 바 있다.
금융위는 다음 달 중 '대중(對中) 투자 최종방안'을 수립하고 11월 중국 북경에서 양국 금융당국과 금융회사가 참여하는 'RQFII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컨퍼런스에는 금융위,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와 중국증권감독위원회, 국가외환관리국, 중국 인민은행 뿐 아니라 국내 금융회사와 중국 수탁은행·브로커회사 등이 모두 참가한다.
탁윤성 과장은 "RQFII 투자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수탁은행 뿐만 아니라 예탁이전 등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중국 브로커회사도 참석해 네트워크 확대를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중국 양국은 지난 7월 정상회담을 계기로 ▲ 한국 내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 ▲ 위안화 청산은행 지정 등 청산체계 구축 ▲ 한국에 800억위안 규모 RQFII 부여 ▲ RQFII를 통한 중국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 ▲ 한국 및 외국계기업의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 장려 등을 패키지로 일괄 합의한 상태다.
연내 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 뿐 아니라 위안화 금융서비스 활성화를 위안 구체적인 로드맵을 조만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탁 과장은 이날 포럼에서 위안화 활용도 제고와 관련 "위안화 국제화 추세에 실기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강점인 높은 무역관계를 활용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중장기적 시야에서 위안화 관련 금융산업을 육성하는 단계적 접근이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단기적으로 위안화 표시 무역결제 활성화 등 경상거래 측면에서 국내 위안화 활용도를 제고하고, 높은 위안화 활용을 토대로 위안화 표시 금융상품 활성화 등 자본거래 차원의 위안화 거래 확대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무역거래에서 차지하는 결제통화 비중은 수출의 경우 달러화가 85.2%로 압도적인 반면 중국 위안화는 0.4%에 그치고 있다. 대 중국 무역거래(수출)에서도 위안화의 결제 비중은 1.6% 수준으로 미약한 상황이다.
금융위는 무역거래에서 위안화 결제비중이 부진한 원인으로 ▲ 위안화 포지션 헷지 수단 부재(달러화에 비해 낮은 유동성)▲ 축척된 위안화의 투자처 부족 ▲ 국내 금융기관·기업의 위안화 관련 전문가 및 인프라 미흡 등을 꼽았다.
탁 과장은 "기업들의 거래 관행으로 위안화 거래수요가 부족하고 이에 따라 관련 인프라 발전도 지연되는 악순환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탁 과장은 "홍콩에 비해 우리나라의 금융인프라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취약한 수준이기 때문에 한중 간 긴밀한 무역관계를 활용해 차별화된 포지션 구축이 필요하다"며 "위안화 무역결제 확대를 토대로 국내에 풍부한 위안화 유동성이 공급될 때 위안화 금융거래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중국 정부가 중국계 기업의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을 장려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다. 위안화 채권 발행 확대를 계기로 위안화 주식·파생상품 등 위안화 표시 금융상품 거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