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계 최대 조선사로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삼성중공업과 육상플랜트 분야 세계적 기업인 삼성엔지니어링이 합병한다. 사진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해양플랜트가 건조되는 모습. |
삼성그룹 차원에서는 사업ㆍ구조 개편의 일환이다. 삼성은 최근 1년 새 삼성SDI-제일모직 합병,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의 제일모직 패션사업부 흡수 및 상장 등 계열사들의 합종연횡을 추진중이다.
◇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 합병서 급선회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1일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 비율은 1:2.36으로 삼성중공업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1주당 삼성중공업 주식 2.36주를 삼성엔지니어링 주주들에게 교부하게 된다.
합병회사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로 12.5%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이어 국민연금 6.1%, 삼성SDI 4.1%, 삼성생명 2.4%, 삼성물산 2.3% 등이다. 삼성그룹 관계사 및 특수관계인의 총 지분은 23.5%이다.
합병법인의 사명은 추후 결정된다. 양 사는 합병 후 새로운 비전에 걸맞게 합병 법인의 사명 변경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삼성그룹은 당초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을 검토해 왔지만, 사업적 시너지를 고려해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12월 1일 합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매출 25조 초대형 플랜트사 탄생..2020년 40조 목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으로 매출 25조원의 거대 플랜트 회사가 탄생하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4조8000억원, 삼성엔지니어링은 9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양사가 보유한 수주잔량은 올 상반기 현재 삼성중공업 365억 달러, 160억 달러 등 525억 달러에 달한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합병으로 최근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설계ㆍ구매ㆍ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확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제작역량'을 확보함으로써, 육상 화공플랜트 중심에서 고부가 영역인 육상 LNG와 해양 플랜트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
합병회사는 2020년 매출 40조원의 초대형 종합플랜트 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최근 해양플랜트에서 대규모 손실을 낸 이유는 제작ㆍ건조는 세계 최고지만, 상계설계와 프로젝트 관리 등 엔지니어링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며 “삼성엔지니어링도 육상 플랜트에서 해상으로 사업을 확장하려 했지만, 건조경험이 없어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사 서로 약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공유하면서 시너지를 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종합플랜트 회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합병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은 일축했다. 삼성 관계자는 “지원부문에서 인력 구조조정 우려가 있을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사업구조 개편 속도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은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제일모직의 직물패션 사업을 분리해 삼성에버랜드에 넘겼으며, 남은 제일모직의 소재 사업은 삼성SDI와 합병했다. 또 삼성SNS는 삼성SDS와 합병하고, 삼성코닝정밀소재는 미국 코닝사에 매각했다.
올 들어서도 계열사간 합종연횡을 통한 사업구조 개편은 계속됐다. 상반기 삼성SDI-제일모직, 삼성종합화학-삼성석유화학 합병 발표에 이어 이날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전격 발표됐다.
재계에서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합병을 선언하면서 사업재편 범위가 전자와 중화학에서 건설 부문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지주회사 격인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과 삼성SDS의 상장과 삼성생명을 주축으로 한 금융 부문의 지배구조 정리 작업도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