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거래·갈취 등 조직적 네트워크로 자생력 키워
[뉴스핌=권지언 기자]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세력을 키우고 있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슬람국가(IS) 상징 플래그 [출처:위키피디아] |
WSJ는 아랍 및 서방 관계자들을 인용, IS가 석유를 훔치고 최소 800만명이 넘는 장악지역 주민들을 갈취하는 등의 방법으로 경제적 자립이 가능한 조직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들이 테러 및 범죄 행위를 통해 매달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자본을 스스로 충당하고 있으며, 중동지역 아랍 국가들로부터 받는 지원금의 비중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IS의 자금력이 이들을 저지하려는 서방국 및 아랍 국가들에게 난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자금 확보 창구가 장악지역 경제와 깊숙히 연결된 탓에 섣불리 나섰다간 지역 주민들의 생활과 지역 경제 자체가 위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서방국 대테러 관계자는 IS의 자금 획득을 막기가 사실상 어렵다면서 "이들이 이미 막대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자금 유통 네트워크를 차단해야 하는데 음식과 같은 상품 거래를 차단하게 되면 실제로 수 천만 명의 시민들이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IS이 장악 지역 내 상권과 경작지는 물론, 대중교통 요금까지 탈취하는 조직적 시스템을 갖췄으며, 기독교와 기타 소수 종교인들을 보호해 준다는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IS는 정부 단속이 진행되는 지역에서까지 불법 거래망을 구축했으며, 장악 지역서 석유와 소맥, 골동품 등의 판매를 직접 관리하며 심지어는 대립하고 있는 시리아 정부나 시아파, 쿠르드족 출신들과도 거대 암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카에다와 IS 전문가 하산 아부 하니에는 "IS가 시리아와 이라크 내 자신들의 영토에서 안정적인 경제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서방국 및 아랍 관계자들은 IS를 떠받치고 있는 지하경제 활동을 수치상으로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시리아나 이라크 및 주변지 내에서 이들이 형성하고 있는 불법 거래 네트워크가 워낙 광범위한데다 각국 정부 역시 충분한 정보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WSJ는 인질 몸값 역시 IS의 주요 자금원이긴 하지만 꾸준한 수입원이 되진 못하며, 중동지역 내 급진 수니파 일원이나 자산가 등 외부로부터 받는 자금지원은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유엔은 이달 IS와 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 격인 알누스라 전선에 대한 자금 지원 차단을 목적으로 하는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고, 이라크 및 시리아 반군에 가담하려는 외국인 모집 및 자금지원에 연루된 6명을 제재 명단에 포함시키는 등 자금줄 차단에 나섰다.
하지만 대테러 전문가들은 IS의 자금줄 상당 부분이 지하경제에서 비롯되며 불법거래 대부분도 현금으로만 이루어져 실질적인 단속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IS이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테러 세력을 키우는 것과 관련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ABC뉴스는 지난 26일 미국 측 군 관계자들이 IS의 전투력을 "놀라울 정도"라고 평가하며, 2001년 9.11 테러 당시보다 더 크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