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삭스 포함 투자은행 발 빼, 유동성 마비 우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을 필두로 한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던 미국 레포마켓이 또 다시 적신호를 보내고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골드만 삭스와 바클레이스를 포함한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이른바 레포로 불리는 환매조건부채권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이 때문에 단기 자금시장의 유동성 흐름이 냉각되는 한편 금리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사진:AP/뉴시스) |
레포마켓은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한 기관 투자자들이 단기 자금을 융통하는 주요 창구로 활용된다. 단기 유동성 흐름에 중추가 되는 셈이다.
헤지펀드는 보유한 증권을 은행에 매각해 단기 자금을 조달하고, 은행은 사들인 증권을 다른 기관에 매각하는데 주로 머니마켓펀드(MMF)가 물량을 소화한다. 머니마켓펀드를 포함한 기관 투자자들은 더 높은 가격에 증권을 매각해 차익을 올리는 형태로 거래가 이뤄진다.
하지만 은행권에 대한 감독 당국의 리스크 규제가 강화된 데 따라 투자은행이 레포시장에 투입하는 자금 규모를 대폭 삭감하는 움직임이다.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한 기관 투자자들의 단기 자금 창구인 이들 투자은행이 증권 매입을 지속적으로 축소할 경우 유동성 흐름에 비상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자금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는 투자은행의 역할에 공백이 발생, 기관 투자자들의 돈줄이 막힐 여지가 높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골드만 삭스가 올해 상반기 레포시장 투자 규모를 420억달러 가량 축소했다. 바클레이스 역시 같은 기간 레포 자금 거래 규모를 250억달러 축소, 2890억달러로 낮췄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이 상반기 레포 자금 거래를 114억달러와 80억달러 가량 축소했고, JP모간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와 관련, 바클레이스의 조셉 아베이트 애널리스트는 “투자은행이 레포마켓에서 빠져나가는 상황에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변동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투자은행의 빈자리로 인해 증권 거래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얘기다.
T.로우 프라이스의 조우 라이나 펀드매니저는 “투자은행의 증권 매입이 축소되면서 레포 거래의 담보물이 축소된 데 따라 전반적인 거래가 줄어들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기관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에 더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준 역시 자산 매입을 축소하고 있어 레포시장의 자금 거래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데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