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청와대 출신 인사가 한국인터넷진흥원장(KISA)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확인돼 관피아 논란이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진흥원이 5일 원장 공모 서류접수를 마감한 결과, 백기승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김철균 전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이 나란히 응모했다. KT 부사장을 지낸 김영환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와 정보보호 전문가로 꼽히는 오경수 전 롯데정보통신 사장이 지원한 것도 눈에 띈다.
이번 공모에 청와대 출신 인사 2명이 포함되면서 관피아 논란이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사건으로 관피아 척결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그 동안 공석이었던 유관기관 자리에 관피아 출신 입성은 사실상 금기시 돼 왔다. 관피아 논란에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첫 테잎을 끊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와 관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관피아 척결’ 발언을 한 만큼, 이번 공모에서 논란이 없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관피아나 정치권 낙하산 인사의 경우 공공기관의 업무 전문성을 이어가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공모에 응모한 백기승 전 홍보기획비서관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으로 대우그룹의 최연소 홍보임원을 지냈고, 박근혜 대통령과는 2006년 한나라당 대통령경선후보시절부터 공보기획단장으로 인연을 맺었다. 재사로 통하지만 인터넷 분야에 몸담지 않은 부분은 약점이다.
김철균 전 뉴미디어비서관은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인터넷 업계와 정부를 오간 경력이 눈에 띈다. KT하이텔, 나우콤, 드림라인, 하나로드림, 다음커뮤니케이션, 오픈IPTV를 거쳐 청와대와 한국교육학술원장을 지냈다. 지금은 소셜커머스업체 쿠팡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영환 전 KT 부사장은 경북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1983년부터 KT에서 솔루션사업단장, 비즈니스부문장, 대외협력실장(부사장), KT네트웍스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곧은 성품으로 평가받으며, 지난 달부터 KAIST 교수로 서울 도곡캠퍼스에서 소프트웨어 분야를 가르치고 있다.
오경수 전 롯데정보통신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의 정보보호 전문가다. 삼성물산,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 보안업체 시큐아이닷컴 대표를 거쳐, 최근까지 롯데정보통신 대표로 일했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회장, 한국 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 등을 맡아 민간의 어려움을 잘 안다는 평가다.
한편 인터넷진흥원은 지난 2009년 3개 기관 통합과 함께 출범했지만 단 한 명의 원장도 임기를 채운 적이 없다. 초대 원장이었던 김희정 현 여성가족부 장관은 당시 국회의원을 지낸 후 원장자리에 임명되면서 정치인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었다. 그는 임기 1년을 채우지 않고 청와대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3대 원장자리에 오른 이기주 현 방통위 상임위원도 방통위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한 관료 출신이다. 그 역시 방통위 상임위원이 되면서 임기를 1년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인터넷진흥원은 오는 20일 이사회에서 구성한 임원추천위원회를 소집, 서류지원자 중 후보자를 압축한다. 최종 임명은 미래부 장관이 하게 된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