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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인생의 가을, 중년은 아름다워라
- 오래된 것은 아름답다 2
빈티지 와인은 보통와인에 비해 가격이 수십 배 내지 수백 배 정도로 뛴다. 위스키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고급술중의 하나이던 발렌타인 위스키의 경우, 숙성년도 30년산은 7년산에 비해 가격이 10배정도 더 비싸다. 이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그만큼 풍미가 더 커졌다는 것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일 것이다. 옷도 빈티지 상품이 좋은 것인지 오래전에 “막 입어도 10년을 입은 것 같고 10년을 입어도 막 입은 것 같다”는 광고카피가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명품 바이올린의 대명사인 ‘스트라디바리’. 이 바이올린은 다른 바이올린과의 차이를 쉽게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소리가 다르며, 바이올린 연주자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 연주하고 싶은 바이올린이다. 그런데 이는 이탈리아의 명인 안토니우스 스트라디바리우스(Antonius Stradivarius)에 의해 무려 300여 년 전에 제작되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음이나 품질, 연주의 용이성 등 어느 면에서도 그 바이올린에 필적할만한 바이올린은 없다고 한다.
사람도 그러하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멋이 나는 사람이 있다. 영화배우 죠지 클루니와 메릴 스트립이 대표적인 인물이라 하겠다. 물론 그들이 젊었을 시절에도 멋이 있었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더 우아하고 세련된 멋과 여유를 발산하고 있다. 아마 그들이 각고의 노력을 통해 내공을 쌓아 왔기에 나이가 들어 그 결실을 맺게 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친구도 오래된 친구일수록 더 정겹고 좋다. 옛 친구는 언제보아도 허물없이 편하게 대할 수 있다. 언제 만나도 스스럼이 없어 좋다. 이해타산 없이 그저 무료한 시간을 같이 나눌 수 있다. 또한 같이 살아온 세월에 대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기에 이야기가 서로 잘 통한다. 명절 때 바쁘다는 핑계로 찾아보지 못한 고향의 부모님 산소를 나대신 찾아 성묘를 해주는 친구, 형제보다도 더 마음 씀씀이가 고맙기만 하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가면 옛 친구를 찾게 되는가 보다.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만물이 바뀐다고 해도 오래된 것이 좋다. 길들여 진 것이 좋고 익숙해진 것이 좋다. 세월의 흔적이 배서인가. 지난 세월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서인가. 오래 된 것이 아름답기만 하다. 추억은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씻기고 닳아서 희미해지게 된다. 그러나 그 색 바래진 추억이래도 다시 꺼내 볼 수만 있다면 즐거워 질것 같다.
우리에게는 소중하고 아끼고 싶은 함께 오래 해온 우정이, 물건이, 추억이, 환경이 많아서 다행이다. 그중에서도 오랜 세월 삶을 같이해온 인생의 반려자가 가장 소중하다. 그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행복한 일이다.
*저자 이철환 프로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초빙위원
-현 단국대 경제학과 겸임교수(재직)
*저서- 과천청사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한국경제의 선택, 14일간의 경제여행, 14일간의 (글로벌)금융여행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