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회사는 성장의 동반자"..단순 지원 넘어 파트너십 강화
[뉴스핌=이강혁 기자] #. 지난 4월, LG디스플레이는 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특허 257건을 무상으로 나눠주기로 결정했다. 이들 특허는 대부분 LG디스플레이가 생산 장비를 운영하면서 생겨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권리화한 것이다. 합착장비, 검사장비, 세정장비 등 디스플레이 장비 관련 기술이 다수 포함돼 있다. 또 최근 3년 내 등록된 특허로 즉시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도 70건이나 있다.
특히 대부분 국내 특허 위주로 진행됐던 종전 기술 나눔과는 달리 LG디스플레이는 특허 절반 가량을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등 해외 특허로 구성해 중소기업의 해외 경쟁력 강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 나눔 활동이 이름뿐인 나눔이 되지 않도록 사업화 가능성이 큰 특허 선별에 각별히 심혈을 기울였다"며 "중소·중견 기업이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이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큰 틀은 2010년 발표한 '동반성장 5대 전략과제'다. 연구개발(R&D) 지원, 장비 및 부품 국산화, 사업 지원, 금융 지원, 협력회사 소통 강화 등이 골자다.
◆구본무 회장 "협력회사는 사업파트너"..기술부터 자금까지 지원
LG의 동반성장 정책은 단순한 중소기업 지원을 넘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미래 성장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는 구본무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구 회장은 평소 "LG에는 협력회사와 갑을 관계가 없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면서 임직원들에게는 "LG가 협력회사들이 가장 신뢰하고 거래하고 싶은 기업이 되도록 노력해라"라는 당부를 수시로 했다. LG의 기술 및 교육 지원 등을 통해 협력회사가 튼튼한 사업파트너가 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게 그의 강조점이다.
이같은 구 회장의 의지는 5대 전략과제의 맥락에서 다양한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공정한 하도급 관계 설정과 경쟁력 있는 산업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협력회사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R&D 기술 강화를 위해 우수한 휴면특허(등록은 했으나 활용되지 않고 있는 특허)를 공개하고, 경영 컨설팅이나 노하우 등을 지원해 협력회사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해 SI(시스템 통합)·광고·건설 등 3개 분야에서 연간 4000억원 규모의 계열사간 거래물량을 중소기업에 직접 발주하거나 경쟁입찰로 전환했다. 2, 3차 협력사들이 수혜를 받았다.
이에 앞서 LG는 지난해 1차 협력회사 중심의 2500억원 규모 동반성장펀드를 3400억원 규모로 확대한 데 이어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LG생활건강 등 4개 계열사가 2·3차 협력회사 자금지원을 위한 20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추가로 조성했다.
또, IBK기업은행과 손잡고 2, 3차 협력회사의 에너지비용 절감을 위한 무료 '에너지 컨설팅'도 시작했다. 에너지 컨설팅을 받은 협력회사들은 평균 10% 가량 에너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LG는 지난해 초 임직원들이 협력회사를 비롯한 업무 관련자로부터 경조사와 관련된 금품을 일절 받지 않도록 하는 등 관련 규정도 대폭 강화한 바 있다.
LG는 올해 중 착공에 들어가 2020년 완공될 첨단 R&D 기지인 'LG 사이언스 파크'를 통해 중소·벤처기업과의 동반성장 R&D 생태계 조성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LG 사이언스 파크에서 중소·벤처 기업의 신기술 인큐베이팅 지원 등 공동연구를 확대하고 R&D 컨설팅을 위한 동반성장 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이다.
◆LG전자 등 각 계열사별 협력회사 맞춤 지원 활동
계열사들의 5대 과제 진행경과를 살펴보면 LG의 동반성장 진정성은 잘 드러난다.
LG전자는 협력회사의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그린 파트너십'을 체결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LED, 태양광 등 중장기 신사업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협력회사와 장비 국산화 및 구매 장려 정책을 실행 중이고, 일등 협력회사 육성 등을 골자로 협력회사의 신제품 개발 및 신사업 경쟁력 강화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2년부터 협력회사와 '성과공유제 협약'을 맺어 R&D 지원에 나서고 있다. 또한 국내 200여 개 장비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신기술 장비 공모제도를 실시해 선정된 과제에 대해서는 장비개발비의 최대 100%까지 지원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4G LTE 디바이스 및 어플리케이션 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LTE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2011년 8월 개설해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국내 통신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장비 국산화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장비 국산화 추진 상시 프로세스를 정립해 협력회사 지원 시스템을 구축했다.
LG이노텍도 수입 자재의 국산화를 위해 협력회사와 기술교류를 통한 신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는 한편, 수요를 조건으로 정부 출연금을 지원받는 구매조건부 기술개발사업에 대해서도 협력회사와의 공동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LG CNS는 신성장 사업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중소기업과 공동개발하고 협력회사에 고급 인력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협력회사 전용 교육센터를 설립해 IT 중소기업 재직자 및 취업희망자를 위한 맞춤형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한편, LG는 협력회사 거래대금에 대한 100% 현금결제, 동반성장협력펀드 등을 운영하며 협력회사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소통강화 측면에서 협력회사 상생고 등을 설치해 협력회사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듣고 경영층에 전달하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