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김영훈 기자] 중국 국영 송전회사인 궈자뎬왕(國家電網〮State Grid)이 이탈리아 전력의 지분 35%를 20억유로에 인수한다.
총 2조 유로가 넘는 공공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이탈리아가 부채 감소를 위해 국가사업 축소에 나서면서 유럽 국가 기간산업에 또 한 개의 중국 오성홍기가 꽂혔다.
허쉰왕 등 중국언론은 25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을 인용해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이탈리아 경제장관이 “(궈자뎬왕의 지분 인수)협상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면서 이탈리아 전력망 매각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전력망은 카사데포지티(CDP)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CDP는 국내 자산관리공사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이탈리아 국영은행으로 재정부 산하에 있다.
이탈리아는 심각한 재정난 해소를 위해 마테오 렌치 총리의 지휘 하에 국영사업의 민영화를 추진하며 자금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탐탁치 않게 여겼던 중국 자본까지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허쉰왕은 “궈자뎬왕이 이번 인수 건을 놓고 이탈리아 정부와 수개월 동안 협상을 벌여왔다”면서 “해외자본이 철수하자 이탈리아는 중국자본을 안 좋게 바라보던 기존의 태도를 바꿨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영 송전회사인 궈자뎬왕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2014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7위에 오른 대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3333억달러였으며 순이익은 79억달러에 달했다.
풍부한 자금을 보유한 이 업체는 최근 해외 진출에 잰걸음을 내고 있다.
지난 17일 시진핑(習近平)중국 국가 주석의 브라질 방문시에는 특고압 송전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궈자뎬왕이 해외 특고압 송전사업을 수주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의 특고압 송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주목을 끌었다.
이 외에도 궈자뎬왕은 올 하반기 그리스 전력회사인 ADMIE의 지분 66% 인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또 러시아와 모잠비크, 콩고 등 아프리카 시장 개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