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주도 임원빈 이사 "화이자 '자이복스' 단점 완벽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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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에스티 신약연구개발본부에서 '시벡스트로' 연구개발을 담당한 임원빈 이사. [사진= 김학선 기자] |
동아에스티 연구본부 신약개발팀에서 시벡스트로 개발을 이끌었던 임원빈 이사는 중도에 프로젝트가 무산 위기에 처했을 때를 회상하며 “1년만 더 해보자고 경영진에 엄청나게 설득하고 회유했다. 혼나기도 많이 혼났다(웃음)”고 말했다. 긴 시간의 연구과정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음을 방증했다.
임 이사는 “수퍼박테리아가 문제되고 있지만 적당한 항생제가 없어 죽는 사람이 예상외로 매우 많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무기’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회사로서는 금전적 이익도 있지만 이 약을 통해 개발과정을 잘 알 수 있었기 때문에 또 다른 신약 개발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세계 수퍼박테리아 항생제 시장은 화이자의 ‘자이복스’가 장악하고 있다. 임 이사는 “자이복스의 단점을 완벽히 보완했다”고 강조했다. “약효는 8배 이상 높이고 작은 양을 짧은 기간내 복용할 수 있도록 했다. 건강보험 재정 측면에서는 경제적 이득도 있다”고 설명했다. 자이복스 내성균을 커버했을 뿐 아니라, 특히 자이복스의 단점으로 꼽힌, 혈소판이 감소하는 독성문제도 해결했다.
미국 판권을 가진 큐비스트는 이르면 이달부터 시벡스트로를 판매한다. 임 이사는 미국 시장을 매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큐비스트는 항생제만 전문적으로 파는 회사로 ‘큐비신’ 물질을 연간 9억 달러 규모로 팔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큐비신의 특허가 조만간 끝난다. 이 회사 입장에서는 또 다른 항생제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략적 측면에서 큐비스트는 시벡스트로에 올인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및 이머징 마켓에서는 바이엘社가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중국 시장이 유망하다. 임 이사는 “바이엘이 아시아에서는 항생제 파트에서 파워를 갖고 있는 만큼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특히, 일본은 원래 신약에 대한 수요가 큰 나라이며 중국은 아직 첨단의약품 수요는 많지 않지만 앞으로 10년 내로 충분히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벡스트로는 이번에 허가받은 분야가 ‘피부감염’으로 급성 세균성 피부 및 연조직 감염(ABSSSI) 치료를 위해 개발됐다. 임 이사는 “가장 심각한 것 중 하나가 봉소염(蜂巢炎) 인데, 피부 속으로 고름이 차면서 감염돼 환부가 커지는 감염증이다. 우리나라는 거의 없지만 미국은 이 시장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시벡스트로는 호흡기 감염 부문에서 적응증을 추가하기 위해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다. 피부감염 시장 보다 호흡기감염 시장이 큰 만큼 향후 전망도 밝다.
임 이사는 “2018년이면 글로벌 임상이 끝난다”며 “호흡기 감염 치료도 가능해지면 시벡스트로 매출은 2~3배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 이사는 국내 제약산업에 대해 글로벌 신약개발은 투자비용과 큰 리스크(위험)를 떠 안아야 하는 만큼 선진국 같이 국가재정 펀드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 이사는 “정부가 신약 개발 투자를 많이하면서 기초 과학이나 임상 개발 쪽에서는 상당 수준으로 올라가 있고 국내 신약이 20개가 넘었다”며 “연구력과 개발능력을 본다면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처지지 않았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국내 신약개발은 의지만 있으면 되지만 글로벌 신약 개발은 엄청난 돈이 들어가고 위험도 크기 때문에 어느 기업도 자유로울 수 없다”며 “미국 유럽처럼 제약에 투자될 수 있는 국가재정 펀드가 뒷받침 되면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 신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용인=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