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남녀 연기를 소화한 오스카 아이삭(왼쪽)과 엘리자베스 올슨 [사진=판씨네마 제공] |
1867년 에밀 졸라가 내놓은 ‘테레즈 라캥’은 육체적 탐닉과 불륜, 살인이라는 자극적 소재를 담아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작품이다. 이후 여러 차례 해외에서 영화화됐던 ‘테레즈 라캥’은 2009년 송강호와 김옥빈 주연의 ‘박쥐’로 재탄생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박쥐’가 원작에 뱀파이어를 가미했다면, 10일 개봉할 ‘테레즈 라캥’은 있는 그대로에 충실했다. 프랑스 작가 에밀 졸라의 작품세계를 가감 없이 스크린에 옮긴 영화는 병약한 남편 탓에 욕구불만에 시달리던 테레즈가 매력적인 남성 로랑과 위험한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흥미롭게 전개한다.
이미 원작을 접했거나 ‘박쥐’에 심취한 팬이라도 걱정할 것 없다. ‘테레즈 라캥’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잘나가는 엘리자베스 올슨과 오스카 아이삭이란 투톱을 내세워 구미를 당긴다. 올슨 자매 언니들에 가렸던 막내 엘리자베스는 연기력과 외모를 인정받는 요즘 ‘대세’다. ‘고질라’에서도 주연을 맡은 그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까지 꿰찬 알짜다.
코엔 형제의 역작 ‘인사이드 르윈’에서 여심을 사로잡은 오스카 아이삭은 치명적인 사랑에 빠져 살인까지 저지르는 무서운 감정변화를 열연했다. ‘테레즈 라캥’에서 보여주는 그의 집착과 사랑, 광기는 그간 드러낸 적 없는 이미지여서 더 관심이 간다.
흥미로운 사실은 ‘테레즈 라캥’의 장르가 격정 멜로임에도 스릴러 뺨치는 긴장감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일부 장면에선 호러영화 이상의 공포마저 엄습한다. 비밀스러운 사랑에서 욕정으로 발전한 테레즈와 로랑의 만남이 살인과 파국으로 치닫는 전개 역시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다. ‘박쥐’에서 눈을 깜박깜박하며 객석을 소름 돋게 했던 김해숙과 제시카 랭의 연기를 비교하는 것도 재미 중 하나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