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프롬·MTS, 우크라이나 비중 높아 리스크도'↑'
[뉴스핌=주명호 기자] 러시아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급락세를 연출했지만 다시 회복 움직임을 보이면서 투자 매력도가 커졌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여전히 크림반도 병합 문제로 긴장 관계가 지속되고 있어 우크라이나와 관련이 깊은 기업들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금융주간지 배런스(Barron's)는 8일(현지시각)자 최신호를 통해 주가가 급락한 기업 7곳을 소개하고 이들의 위험요인을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여파가 가장 클 것이라는 진단을 받은 기업은 러시아 국영석유회사 가즈프롬이다. 가즈프롬의 총 매출 중 10%는 우크라이나로부터 나온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작년말부터 지속된 재정위기 상황에 가스대금을 제대로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가즈프롬이 작년 우크라이나에 약속했던 가스비용 할인 혜택을 올해 4월부터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가스매입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도이체방크는 이로 인해 가즈프롬의 주당 수익이 현재보다 6% 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도 우크라이나가 연체된 가스대금을 끝내 지불하지 못할 경우 주당수익은 지금보다 10%나 하락한 주당 43루블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가즈프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갚아야할 체납액은 총 18억9000만달러에 이른다.
우크라이나에 진출한 유이한 러시아 은행인 스베르방크와 VTB방크도 주가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3일 스베르방크와 VTB방크 주가는 각각 14.9%, 17.5%씩 폭락했다.
하지만 두 은행의 우크라이나 내 대출 포트폴리오 비중은 전체의 0.8%, 1.4%에 불과해 여파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란 진단이다. 도이체방크의 자체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우크라이나 흐리브냐화 가치가 현재보다 50%나 더 급락한다해도 스베르방크와 VTB방크의 주가는 각각 5%, 11% 하락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동통신회사 모바일 텔레시스템즈(MTS)와 빔펠콤도 우크라이나 상황을 주시해야 하는 기업들이다. 두 기업의 매출에서 우크라이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 7%에 이른다. 특히 MTS의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 악화될 경우 자산의 최대 9%가 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배런스는 이들의 달러화표시 주가의 하락세가 각각 7.6%, 5%에 그쳐 투자자들의 타격은 기업이 입을 손실만큼 그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 인터넷기업 메일닷루(Mail.ru) 그룹과 포털사이트 기업 얀덱스도 지난 3일 13~14% 가량 급락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과매도된 경향이 있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진단했다.
올해 들어 루블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10% 가량 떨어지면서 러시아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하지만 루블화의 하락 압박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러시아 루블화 변동 추이. [자료 : Thomson Reuters] |
러시아는 여전히 경상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외환보유고도 국내총생산(GDP)의 20%인 5000억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UBS는 현재 36.4루블 수준인 달러/루블이 40루블까지 급등할 가능성은 10%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