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인플레 기대에 장기물 수익률 올라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책에 유로존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하락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지만 수익률이 상승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지난 2008년과 2012년 사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QE)를 시행했을 때 장기물 국채 수익률이 단기적으로 상승 흐름을 탔다.
통상 중앙은행이 국채를 사들일 때 가격이 오르고, 이에 따라 수익률이 떨어져야 하지만 일정 기간 반대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이는 투자자들 사이에 단기물 국채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따라 발생한 현상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견해다.
(사진:AP/뉴시스) |
근본적으로 국채의 수익률은 만기까지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평균 수익률을 나타낸다. 때문에 연준의 QE에 장기물 수익률이 오른 것은 부양책에 따라 경기가 회복되는 한편 인플레이션 압박도 높아질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지난 5일 ECB가 부양책을 발표했을 때 유로존의 장기물 국채 수익률은 주변국을 중심으로 일제히 가파르게 떨어졌다.
유로존 국채시장 역시 연준의 QE에 따른 결과와 같은 움직임을 연출하는 것이 마땅하다. 투자자들이 ECB의 부양책에 중장기적으로 실물 경기가 회복되는 한편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한다면 유로존 역시 국채 수익률이 오름세로 반응해야 한다는 얘기다.
유로존이 미국과 엇갈리는 흐름을 보인 데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스프레드의 추가 하락에 따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즉, 독일을 포함한 중심국과 주변국의 국채 수익률 차이가 위축된 데 따른 것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진 것은 투자자들이 ECB가 중심국보다 주변국 국채시장에 버팀목이 돼 줄 것이라고 점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ECB의 부양책이 유로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금융시장의 예상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독일 국채 수익률을 살펴야 한다고 투자자들은 강조하고 있다.
독일 국채 수익률이 미국에서 나타났던 현상과 같이 ECB의 실물경기 부양 효과에 대한 기대로 상승하지 않을 경우 부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일본의 국채시장 역시 미국과 상이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은행(ECB)이 사반세기에 걸쳐 부양책을 시행하는 사이 국채 수익률은 하락 일로를 연출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ECB의 부양책 이후 독일 국채 수익률이 미국보다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